전북, AFC 챔스리그 우승

전북 현대가 9일 오전(한국시간) 시리아에서 열린 ‘2006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알 카라마에게 1대 2로 패했지만 1·2차전 합계 3대 2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 현대의 ‘아시아 정복사(史)’는 ‘역전’과 ‘기적’이라는 두 코드로 대변된다.

사실 올해 초 전북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행보는 불안했다.

전북은 에이스급 없이 신예들과 준척급만 영입하는 등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어 전문가들로부터 평가절하됐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J리그 우승팀 감바 오사카(일본)와 C리그 우승팀 다롄 스더(중국) 등, 동북아 강호들과 한 조에 속해 8강 진출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전북은 감바 오사카와의 홈경기 1차전서 ‘역전의 왕자’ 초본을 작성했다.

옛 동료 마그노 알베스에게 일격을 허용하면서 1대 2로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교체 투입된 김형범이 후반 26분과 40분 잇따라 기적같은 연속골을 뽑아 승부를 뒤짚었다.

힘겹게 8강에 오른 전북을 맞은 팀은 상하이 선화(중국).

빗속에서 치른 원정 1차전은 전북에게 최악의 시련을 안겨줬다. 전반 32분 가오린에게 어이없게 결승골을 내준데다 공격의 핵심 선수인 김형범과 보띠가 주심의 불공평한 판정으로 퇴장당해 패배의 아픔이 더욱 컸다.

전북은 2차전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한 염기훈이 돌아왔지만 후유증으로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전반 34분 가오린에게 또 다시 선제골을 내주며 0대 1로 끌려 갔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려 ‘3골’이 필요했다. 전북은 실낱같이 찾아온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37분 상대 수비수 리웨이펑이 퇴장당했고 전북은 제칼로의 믿지 못할 ‘A+’급 대활약으로 순식간에 2대 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염기훈과 정종관이 잇따라 헤딩 슈팅으로 점수차를 벌이며 ‘기적의 4강 진출’을 이뤘다.

울산과의 4강 혈전은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명승부였다.

전북은 홈 1차전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친 가운데 후반 36분 최성국에게 역전 결승골을 허용, 2대 3으로 패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불패 신화가 깨졌다. 하지만 이는 ‘감동의 드라마’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작은 과정에 불과했다.

전북은 3주후 가진 리턴 매치에서 전반 9분 맏형 최진철의 선제 헤딩골을 신호탄으로 정종관과 임유환이 잇따라 3골을 몰아쳤다. 울산은 이천수가 곧바로 추격골을 넣었지만 11분후 이광현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네번째 골을 터뜨렸다.

아시아 정상 등극 도전을 앞두고 전북은 중대 결정은 내린다. K리그를 포기하고 AFC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하겠다는 것. 열흘 전부터 주전급 선수들을 대부분 쉬게 한 최강희 감독의 계산은 적중했다.

알 카라마(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결승 1차전서 전북은 후반 15분 이후 체력적 우위를 선점해 상대를 몰아붙였고 염기훈과 보띠의 연속골로 2대 0으로 이겼다.

최대 고비였던 결승 2차전에서도 1, 2진을 따로 나눠 중동 원정을 철저하게 대비했다. 본 경기서도 전북은 후반 들어 연속 2실점하며 불안했지만 종료 4분을 남기고 제칼로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골득실차에 3대 2로 앞서 기적같은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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