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큰 관심 속에서 충북 출신 유엔 사무총장 탄생 가능성이 성큼 다가왔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음성 출신으로 충주 교현초, 충주중, 충주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은 “충주중 2년 선배인 반 장관이 중학시절 전국 영어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해 케네디 초정으로 미국을 다녀올 정도로 우수한 선배이였다”면서 “후배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자 우상이었다”고 사석에서 들려줬다. 반 장관은 참여정부 초에 대통령 외교보좌관으로 부임해 기자와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나는 노 대통령과 당선 전에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발탁된 배경을 모르겠다”고 하자, “대통령이 다면평가를 해 외교통상부 내에서 인기가 좋은 데다 대미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미국통인 반 보좌관을 임명했다”고 들려준 바 있다.

외유내강형인 반 장관은 국제적인 사태나 현안이 벌어지면 전 사례를 들어 논리정연하게 즉석에서 답변을 잘해 노 대통령도 국무회의 석상에서 ‘백과사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임이 대단하다.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진출에 대해서는 여야, 보수, 진보 등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1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있은 유엔사무총장 후보 2차 예비투표 결과, 반기문 장관이 4명의 후보 가운데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4표를  얻어 선두주자다. 따라서 오는 28일 예정된 3차 투표가 총장 선거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차 투표에서는 관례에 따라 거부권을 갖는 5개 상임이사국에는 붉은 투표용지, 비상임이사국에는 푸른 용지를 사용케 해 모든 이사국의 입장을 명백히 표시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오는 10월까지 코피아난 사무총장의 후임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반 장관은 5개 상임이사국중 한 표의 반대표가 나오더라도 탈락된다. 1996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총장이 최종 단계에서 미국의 반대로 재선이 좌절됐다. 지금 반 장관은 예비투표 단계이고 반대표가 어느 국가의 표인지 불확실한 상태다. 일단 반 장관의 출마는 국제 외교가에서는 ‘전통적 사고방식’를 뛰어넘는 행위로 보고 있다. 분단국 출신에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의 후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 장관은 북핵 6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 주변 강대국 외교라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다. 이 점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차기 유엔 총장의 중요 역할 중 하나가 ‘유엔개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개혁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반 장관의 인품이 오히려 지나치게 온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유엔 사무총장이 ‘지역순환선출 관행’에 따라 아시아국가 출신이 맡을 차례이어서 반장관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반 장관은 각국 외무장관을 만날 때마다 ‘1대1’캠페인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해 왔다. 특히 사무총장 선출에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는 5대 상임이사국(P-5)의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냈다는 평가지만 한국이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이기 때문에 사무총장 선출 거부권이 있는 P-5중 일부가 반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북핵 6자 회담을 통해 한국이 중국 러시아와 손잡고 상호 신뢰를 높였다는 점에서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그 함마르셸드 2대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스웨덴의 국제적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올려는지를 알고 있다. 우리 고장의 유엔사무총장 탄생을 위한 마지막 노력이 국민적 지지속에 결실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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