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이해찬 전 총리의 테니스, 이명박 서울시장의 테니스, 최연희의원의 성추행 등 상대방 실수를 교묘히 이용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캠페인에 매달릴 것이 불보 듯 뻔하다. 그동안 선거는 정책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 잘하는 후보가 이겼다.

지난번 대선과 총선에서 보듯 내가 잘 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흠을 들춰내는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 문제, 사는 집에 대한 논란, 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 등이 선거 쟁점화 돼 판세가 뒤집어졌다. 총선에서는 야당의 악수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돌발해 대세를 바꿔놓았다.

열린우리당 의원의 상당수가 대통령탄핵 특수를 누린게 사실이다.  그동안 상승세를 타다가도 투표가 임박해 상대편에 불리한 사안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만하면 역전 됐다. 그래서 상대방 흠집만 있으면 검증이 되지 않아도 선거에 악용해오고 있다. 

사건의 진실 규명보다는 당리당략차원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속셈을 훤히 알고 있다.

두루미와 여우에 대한 이솝 우화다. 두루미가 뽀족한 병 속에 잔뜩 음식을 담아 내온다. 여우가 초대를 받았지만 먹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에는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해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내오니 그 역시 음식을 입에 댈 수 없었다.

두루미와 여우는 서로 노려만 보고 ‘두고보자’며 칼의 노래만 부를 뿐이다. 분명 이것은 보복의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정치 상황은 어떤가. ‘두루미와 여우 인간’이 판을 치고 있다. 이처럼 정치판에서는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약점을 보일 경우 끝까지 물고 늘어져 생채기를 낸다. 각종 루머는 확대재생산되는 것이 생리다.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전이 난무했다.

이같은 분노와 복수의 악순환은 호혜의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 호혜의 선순환은 까치가 장마물에 떠내려가는 개미를 구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은혜를 잊지 못한 개미는 까치를 쏘려는 사냥꾼의 발을 있는 힘을 다해 물었다. 잘못 날아간 총알 때문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까치는 개미의 중상치료에 열심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여우와 두루미의 관계보다는 까치와 개미의 관계가 돼야 한다. 상생의 정치란 여야대표가 자주 만나 국민 앞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거창 약속함으로 써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예의를 지키는 선의의 손길이야말로 상생정치의 시작이다. 호혜의 선순환이 되면 사자도 양과 더불어 풀밭에 누어 있을 수 있고 뱀도 개구리와 같은 놀 수 있다.

상호이해와 상호겸양, 상호예의, 상호존중, 상호칭찬로 특정지어지는 선순환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보수와 진보, 여와야, 가진자와 못가잔자, 지방과 중앙,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도 같은 상생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상대방 흠집보다는 상대방 칭찬하는 후보에게 점수를 더 주자. 상대방 흠집내기에만 골몰하는 후보를 눈여겨 보자. 이제부터라도 개미와 까치의 인간성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판도 달라지고 지방살림도 잘 된다. 서로 돕고 도움을 주는 상생의 정치판을 국민은 그리워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방 약점만 들춰내는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났다. 상대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그런 살림꾼을 뽑자. ‘까치와 개미의 인간성’을 가진 후보가 많이 당선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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