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이웃에 사는 사람이 먼 친척보다 낫다고 해 흔히 이웃사촌이라고 하는데 이웃은 서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받으며 가깝다는 의미로서 전통우리고유의 정을 느끼게 하는 말로 현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단어다. 공직생활과 그동안 삶의 과정에서 주위사람과의 관계 즉 가족친지나 친구 및 직장동료 등 가까운 이웃들과의 사이가 원만하고 또 그들이 잘돼 행복해 할 때 나도 편안하고 행복해진다는 진리를 배우고 터득했다.

얼마 전 승강기를 타는데 이삿짐 옮기는 낯선 사람들이 승차해 누가 이사 하느냐 물으니 몇 호가 이사 간다고 해 깜짝 놀라며 당황했다. 바로 위층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어 어디로 가냐 했더니 서울로 간다고 해 더욱 아쉽고 이젠 다시 보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많이 서운했고 그들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렇다고 그 집하고 가깝게 왕래하던 사이는 아니었고 단지 승강기 타고 오르내릴 때 간단히 인사 나누던 이웃이었지만 막연히 헤어진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필자가 이사 오고 얼마 안 돼 승강기 안에서 그 집 남자와 마주쳤는데 전에 근무지에서 한두 번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 반가움이 컸었다. 그 후 그 남자는 무슨 일인지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아 궁금했지만 여자분 한데 섣불리 물어볼 수도 없어 의아해 하던 차 이사 간다고 하니 그 수수께끼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제로 남게 됐다.

필자의 아파트는 15층 건물인데 양쪽 30가구 가족 대부분을 깊이는 모르지만 대충 몇 층에 사는 사람 정도는 알고 있다. 승강기 타고 오르내릴 때 마주치면 대부분 눈인사와 함께 간단한 말을 주고받으며 이웃에 살고 있음을 알린다. 성격 탓도 있겠지만 평생 공직생활하며 터득한 공직자의 서비스정신이 몸에 배어 나오는 게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그중 한가정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 집은 전에 같이 근무한 직장동료 여직원이고 남편은 학교 후배다. 전에 한 직장에 근무 시 우리아파트가 전망이 좋아 이사 오고 싶다고 하더니만 몇 년 후 실제로 이사를 와 이웃으로 살고 있어 정이 더 깊다.

모든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연을 이어가기에 몇 십 년 전 헤어진 동료는 물론 지역 주민과도 가끔씩 소식을 주고받으며 생활하는 삶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든 한번 맺은 인연과 정을 중요시 한다.

이웃사촌이란 말은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인 인간미와 사람간의 정을 듬뿍 내포하고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말이다. 옛날 이웃 간에는 서로 돕고  왕래가 잦아 흔히들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고 지냈다 할 정도로 가까웠다. 한마디로 정이 묻어나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정이 무너지고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라든가 또는 이웃 간에 사소한 이해관계로 다툼이 잦아지는 삭막한 사회가 돼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돼야 모두가 행복한 인생을 살수가 있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고대해보며 새로 오는 가정에 뜨거운 환영과 이사 간 그분들 앞날에 많은 축복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해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