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공직생활 40년 삶의 흔적으로서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게 간직해온 기록물들을 전시하게 돼 감회가 깊고 영광스럽다. 기록물 하나하나가 땀과 눈물의 결실로 평생 애환이 함께한 나 자신의 지나온 역사이자 발자취이기 때문이다. 청주시와 청주시 문화재단에서는 이달 10일부터 말일까지 운천동 옛 한국공예전시관에서 청주시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삶의 기록물을 전시하는 특별행사를 하고 있다. 청주시의 이번 전시회 목적은 2020문화도시 지정을 목표로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 비전을 구현하고 시민들의 기록인식 생활화와 확산을 위해서다.

전시회 내용은 ‘기록+ 일상에 기록을 더하다’라는 주제로 1층에는 ‘마을에 문화를 더하다’, 2층에는 ‘일상에 기록을 더하다’로 시민 15명의 기록물이 전시돼 있고 3층에는 ‘기록에 창의를 더하다’로 전문가들의 작품이 진열돼 있다. 이번에 전시된 기록물은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8월부터 한 달여간 수집한 것으로 삶의 흔적을 알 수 있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소중한 기록물들이다. 예컨대, 각종 문서자료(일기, 편지, 증명서, 메모, 책자 등)와 시청각류(사진, 필름, 동영상 등) 및 각종인쇄물(포스터, 전단, 엽서, 월급봉투 등)과 박물류(신분증, 배지, 상장, 상패 등) 등이다.

필자는 어느 날 지면에서 ‘손때 묻은 청주시민 삶의 기록을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혹시나 하고 담당자에게 문의해 참여하게 됐다. 평소 무엇이든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생활습관 때문에 그동안 살아오면서 돈보다 더 중요하단 생각으로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들을 뜻하지 않게 전시를 하게 돼 한없이 즐겁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시목록은 직장재직 시 우체국 홍보철 13권, 칼럼 및 기고 4권, 상패 45개. 명패 10개, 우체국 사진첩4권 등 200여점이다. 각종 자료를 버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업무에 참고가 되고 살아온 흔적이자 발자취이기 때문이다. 언론에 기고한 칼럼의 경우 직장재직 시에는 몸담고 있는 우체국과 우정사업 발전을 위해 휴일을 이용해서 온갖 노력과 정성을 다해서 쓴 작품이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나에게는 모두가 소중하다. 상패 역시 임지마다 사심 없이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받은 것이기에 한없이 값진 보석으로 보람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선친께서 동네 주민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도 고이 간직하고 있는데 이는 부모님의 삶의 흔적이기 때문에 자손대대로 길이 보존하고 싶다. 이렇듯 자신의 삶의 기록물을 보관하게 되면 일상생활과 업무에 도움이 됨은 물론 인생 발자취로써 추억으로 남고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다.

청주는 직지의 고장으로서 자랑스러운 도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직지의 도시 청주가 기록문화 도시로 지정돼 기록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생활화되고 확산되면 개인의 삶의 질이 풍요로워지고 도시가 한층 더 아름다운 고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재단에서 시행하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시민이 관람하고 삶의 기록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우리나라 기록문화가 향상 발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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