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 문화 산책]활과 미사일
[활쏘기 문화 산책]활과 미사일
  • 충청매일
  • 승인 2019.08.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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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온깍지활쏘기학교 교두

[충청매일] 인류는 활을 언제부터 쏘았을까요? 최근에 몽골 서북쪽 알타이 산맥의 바위에서 1만5천∼2만년 전의 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한겨레신문 2015.10.30.) 뿔이 아주 큰 사슴을 향해 사람이 활을 당긴 그런 그림입니다. 그 전에도 우리는 세계사에서 프랑스의 알타미라 동굴 벽에 그려진 활 그림을 보았습니다. 세계 여러 유적에서 발견되는 증거들이 활쏘기의 역사를 최소 1만년 이전으로 안내합니다.

이 시기는 빙하기 중에서 간빙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점차 추워지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덩치 큰 동물들이 멸종당하고, 몸집이 작은 동물들이 지구의 주인으로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활쏘기의 어제와 오늘’) 이 시기는 구석기와 신석기의 사이에 해당하는데, 옛날에는 구분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 중석기로 구별을 두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이 때는 아주 작은 연모들이 발견됩니다. 그래서 세석기로 구별하기도 합니다. 구석기와 신석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는 인류가 돌도끼나 돌칼을 만들 때 단순히 돌로 돌을 때려서 만들었느냐, 갈아서 정교하게 만들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친 구석기 유물에서 섬세한 신석기 유물로 건너가는 중간 시기에, 정교하게 간 것은 아니지만, 그 떼인 모양이 간 것 못지않게 아주 섬세한 유물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돌 화살촉에서 그런 증상이 뚜렷합니다. 이것은 화살이 바람을 가르고 가는 특성 때문에 생긴 구석기인들의 고민입니다. 촉이 둥근 것과 모난 것은 똑같은 무게와 길이라고 하더라도 날아가는 거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100m를 날아갈 경우, 거의 2~3m 정도가 차이 납니다. 이 거리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닙니다. 결국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화살촉의 겉을 아주 곱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구석기인들의 고민이 집중됐던 것이고, 그것이 연모를 숫돌에 가는 방법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현재 구석기인과 신석기인이 같은 혈통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연모의 발달과정에서 이런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고, 그 변화가 1만5천년 전후해서 나타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신석기 시대에 뒤이어 청동기 시대가 전개되는데, 재료만 다를 뿐, 기술의 수준은 돌과 청동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음을 참고하면, 오늘날 인류의 모습을 결정지은 것은 이 시대의 활쏘기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활은 인류가 새로운 시대로 가는 이정표였던 셈입니다.

활은 투창에서 발전한 무기입니다.(‘우리 활 이야기’) 이때 비로소 인류는 비행체의 움직임에 대해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람이라는 변수를 줄이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한 끝에 활쏘기라는 전대미문의 중대한 차원으로 넘어갑니다. 이 비밀은 인류가 미사일을 만드는 첫걸음이 됩니다.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오늘날에도 몇 나라 못 되는 것을 보면 당시 활이 초기 인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활과 미사일은 같은 원리로 움직이는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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