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 후 상환학자금’ 대출자 47만명 집계
2015년 미상환자 7912명으로 전년比 49.5% 늘어

지난해 2월, 충북 청주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A(28·용암동)씨.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지만 A씨는 학자금대출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A씨는 2012년 대학교에 입학하고 여의치 않은 가정 형편상,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12년 2월 17일 320만원을 시작으로 매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대출금액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학자금대출과 함께 ‘든든생활금’이라는 생활비 대출도 받아 집안 살림에 보태면서 졸업과 함께 1천300여만원의 채무자 신세가 됐다.

취업 후 금방 빚을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A씨는 일을 시작한지 1년째가 됐지만 채무변제는 꿈도 못 꾸고 있다.

A씨의 한 달 월급은 150만원쯤으로 차량 할부 값과 주유비로 50여만원이 드는데다 월세 30만원까지, 남은 70여만원으로 식비 등 생활비를 충당하는 상황이다. 취업 후에도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19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 상환학자금’ 대출인원은 47만명, 대출금액은 총 1조1천983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업 후 상환학자금’ 제도는 만 35세 이하 소득 8분위 이하 학생에게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대출해주고 졸업 후 소득발생 시점부터 원리금을 상환 받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취업 후에도 학자금대출을 못 갚는 청년들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상황은 비단 A씨의 경우만이 아니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취업 후 상환학자금’ 미상환자는 7천912명으로 전년대비 49.5% 급증했다. 2012년(1천104명)보다 7.2배 늘어난 수치다. 미상환자가 늘어난 것은 2010년 도입된 ‘취업 후 상환학자금’ 제도 시행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용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원급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이 2천41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00만원 수준이지만 세후로 따지면 180만원 정도가 된다. A씨 같은 1인 가구의 경우 월세와 식비 등을 빼면 대출금을 갚기에는 더욱 빠듯해진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미상환자가 되지 않으려면 대출금에 대해 스스로 관리해주는 방법밖에 없다”며 “원금과 이자를 2년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된 청년들에게 각 시나 단체 등 정부에서 이자지원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면 일정 수준 꾸준히 상환해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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