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배 道 행정부지사, 오늘 이임

박경배 충북도 행정부지사의 고향론(故鄕論)은 독특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나고 자란 곳을 고향으로 삼지만, 박 부지사의 고향은 그가 일하는 곳이다. 그래서 고향이 많다고 한다. 대전이 고향이기도 하고 논산이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그의 고향이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충북이다.

“어디에서 일하든, 그 곳을 고향으로 삼아 자신의 열정과 최선을 다한다면 공직자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북에서 생활하는 동안 그런 마음으로 일해 왔는데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10일 이향(離鄕)을 앞둔 그의 소회다.

충북이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준비하던 2009년 3월, 그 선봉을 명받았다.

부여된 책무의 무게를 따질 겨를도 없이 열정과 최선으로 1년 6개월 보냈다.

충북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충북을 이끌어갈 인재 육성도 절실했다.

능력과 책무의 경계 사이에서 심적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충북이 그를 택한 이유를 알기에 헌신의 각오로 감내했다.

그의 헌신은 충북과 도민에게 희망으로 전이(轉移)된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비롯해 2조3천억원이 넘는 투자유치, 2013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 대충청방문의 해 유치, 중원문화권 특정지역 개발, 초광역개발권 내륙첨단산업벨트 구체화, 도립예술단 창단 등 충북 미래의 새 길마다 그의 헌신이 투영돼 있다.

“충북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든 충북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을 약속한다”는 그의 말에선 행복과 아쉬움이 함께 묻어난다.

충북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행복, 충북을 떠나는 아쉬움이다. 업무적으론 청주·청원 통합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은 문화예술 분야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문화예술인 육성과 저변 확대, 다양한 장르별 균형적 성장을 위해선 문화예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관점으로 투자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희로애락을 함께 한 도청 공무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도 미안함으로 남는다.

“공직자가 소명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선 그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모든 공직자들이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동행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지역과 공직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늘 가족처럼 여겼던 도청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창의적 열정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공직자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자기발전의 동력입니다. 자기 적성과 능력을 면밀히 파악하고 거기에 열정과 창의력을 보탠다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향후 전개될 행정여건 변화에 대한 대처도 주문한다. “행정개편이 현실화 단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도(道)의 역할과 기능 변화를 예측,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도의 역할과는 많이 다른 행정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지자체의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봅니다.”
평소 인재 양성의 필요성과 절대적 가치를 강조해 온 박 부지사. 그는 비록 충북을 떠나지만 충북은 새로운 인재를 한 명 더 늘린 셈이다.

그의 약속처럼 어디에 있든 ‘충북인’으로서 충북 발전에 동행할 것을 믿기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