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부지사·국장급 인사 특정인 겨냥 소문 무성

이시종 충북지사 취임 이후 인사 과정에서 ‘살생부’ 존재 여부를 놓고 도청 안팎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최근 우선적으로 단행된 인사·조직 라인에 대한 교체 인사가 그 신호탄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도청 내부에 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취임 후 정무부지사 인선 과정에서 통상적인 보직서열을 벗어나 김종록 도의회 사무처장을 승진·임명했다.

김 정무부지사는 우병수 정책관리실장의 해군사관학교 1년 후배로 공직에서도 우 실장의 보직경로를 뒤따르다 이번 정무부지사 인선 과정에서 선배를 앞질렀다.

김 정무부지사의 인선은 조직 안정과 경제분야의 풍부한 행정경험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배경이나 도청 내 고위직에 포진돼 있는 사관학교 출신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 실장보다 후배인 김 처장을 정무부지사로 임명하면서 4년 남은 김 정무부지사의 ‘정년 단축’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우 실장 스스로 퇴진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게 그 이유다.

국장급 이하 인사를 앞두고 우선적으로 단행된 인사·조직 라인 교체 과정에서도 이 지사 취임 이후 소문이 무성했던 ‘살생부’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지사는 강길중 행정국장을 농정국장으로 사실상 좌천시키고 김진형 총무과장을 청원군 부군수, 김광중 자치행정과장을 첨단의료복합단지기획단 총괄기획과장으로 보냈다.

“민선 5기 도정목표인 ‘함께 하는 충북’ 실현의 초석을 다지는 중차대한 시점을 맞아 조직과 인사업무 담당부서장을 새롭게 개편, 조직의 안정과 활력 도모에 중점을 뒀다”는 게 인사·조직 라인 교체 배경이지만 도청 내부에선 살생부의 신호탄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강 국장을 비롯해 정우택 전임 지사 재임 시절 인사·조직 라인을 담당했던 간부진을 교체함으로써 후속 인사 과정에서 이 지사의 ‘복안’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관점이다.

이 지사 주변에선 강 국장을 비롯한 인사·조직 라인을 정 전 지사의 우호세력으로 규정, 이 지사 취임 이후 인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살생부’의 존재 여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강 국장은 인사에 앞서 이같은 소문과 자신의 건강 상태,  정년 등을 이유로 자치연수원장으로 내보내 줄 것을 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으나 정작 단행된 인사에선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농정국장으로 이동되는 바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 국장은 이에 따라 주위의 만류를 뿌리친 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사 발표 당일이 강 국장 생일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도청 내부에서도 강 국장에 대한 인사는 “너무한 처사”라는 비판적인 정서가 적지 않다.

중앙정부와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이 지사의 방침도 내면적으론 전임 지사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간부급 인사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명분이라는 게 도청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교류 대상으론 서기관급 이상 4∼5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으며 이들 모두 전임 지사 우호세력으로 ‘살생부’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와 함께 도청 내부에선 사무관급 이하 직원 중에서도 대상자를 선별, 인사 과정에 반영할것이란 말들이 돌면서 도청 내부에선 사실상 ‘살생부’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도청 직원들 사이에선 “‘함께 하는 충북’은 이 지사와 코드를 맞춘 사람들만 함께 가는 충북이 될 것”이라며 “살생부의 실체 여부를 떠나 인사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조직안정을 깨트리고 또 다른 정치적 줄세우기를 조장하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많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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