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 정치권에서 ‘탄돌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지난 17대 총선 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역풍으로 인해 당선된 국회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탄돌이’이 여파로 충청권의 경우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했다.
충북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싹슬이를 했다. 충청권 24석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19석,자민련 4석, 한나라당 1석의 분포를 보였다.

당시 탄돌이들의 경우 선거운동을 보름에서 한 달도 하지 않고 당선된 사람이 부지기수다.
탄핵 후폭풍으로 충청권의 경우 열린우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정도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금배지를 달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지에 금배지를 단 초선 탄돌이들은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충북 탄돌이 모 의원의 경우 보좌관이나 비서관도 지역구 출신 인재를 기용하는데 인색했다.

선거 때는 지역구를 돌면서 내 고장 인재 육성을 주장한 사람들이다.  
심지어 충북 모 탄돌이 의원의 경우 지역에서 파견 나온 국회출입기자들과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자신이 필요할 때 보도자료 만 이 메일로 보내는 게 고작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국회의원이 지역 출입기자들을 홀대내지 무시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다 아니다.

이런 초선 탄돌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린우리당 둥지를 제일 먼저 뛰쳐나갔다.

지난 7월24일 충청권 의원들이 대거 열리우리당을 탈당했다. 충청권은 현재 열리우리당 7석,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5석, 국민중심당 5석, 통합민주당 4석, 한나라당 3석으로 변화됐다.
철새 정치인의 상당수는 대통령선거나 차기 총선을 겨냥한 이해관계에 따라 당적을 옮긴 것이다.

자기만 살자고, 한마디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기 위해 대통령을 비난하고 자리를 새둥지로 옮겨 다니고 있다.

정치기반이 취약한 탄돌이들은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 보니 끼리끼리 모여 살 궁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의 이동은 생존의 몸부림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철새와 매우 흡사하다. 

철새는 번식이나 월동 준비 등 생존본능에서 장소를 옮기지만 정치꾼들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유력한 대선주자의 둥지로 날아간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1년 주기로 여행을 하는 철새와 마찬가지로 철새 정치인들은 풍향이 바뀌는 5년마다 이주를 시작한다.

철새는 때가 되면 찾아와 비상하며 군무를 연출하는 즐거움을 주지만 정치철새는 국민을  짜증스럽게 하고 정치혐오증을 가져오게 한다.

철새는 오고 갈 때 자기변명을 하지 않지만 정치철새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동참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식의 간지러운 말을 해댄다.

우리나라가 이런 철새의 낙원이 된 이유는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없었기 때문이다. 탈당 행태에 손가락질하다가도 얼마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어 버리는 국민의 타성 탓에 그 수가 늘어만 가고 있다.

철새 정치인을 발본색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선거철마다 양지만 찾아다니는 철새 정치인들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탈당을 정치적 생존이 아니라 정치적 죽음으로 만들 수 있다면 ‘정치 철새’의 이동이 멈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철새 정치인을 추방하지 않고서는 정치 선진화의 길은 멀다.

철새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이자 정치 발전을 가로 막는 암적 존재가 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는 탄돌이와 정치 철새들을 몰아내는 게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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