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연령대별로 분류할 때 일반적으로 유아, 아동, 청소년, 청년, 성인, 노인 등으로 구분짓는데 이들 각각의 분류 중에서도 노인의 집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구분하기가 용이하다.

노인문화라고 하는 하위문화(Sub-culture)를 규정지을 때도 위에 열거한 다른 연령대의 집단과 특이하리만큼 구분될 정도의 상이한 특징이 발견된다. 과거 70년대에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를 대학문화의 대명사로 일컬었듯이 굼뜬 걸음, 코에 걸친 돋보기, 구부러진 허리에 지팡이 등과 같이 노화로 인한 노인의 생활양식에 공통적인 양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연령대의 부류와는 달리 상당한 정도의 특징이 그 집단내에 공통적인 유형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노인이 갖고 있는 보편적 행동과 생활양식을 노인문화라 한다.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진전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수는 이미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집단화됐고, 경제적으로도 바이오 실버산업에 영향을 미칠만큼 증가 일로에 있다. 양적으로 노인의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행동양식을 공유하게 되면 노인들의 보편적인 문화가 형성되게 마련이고 다른 부류의 집단과 구분될 만큼 다른 문화를 향유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인이라 자칭하는 연령이 65세로 규정지어져 있지만 그들이 노인문화를 향유하는 시점은 개인차가 있게 마련이다. 생물학적으로 손자를 얻어 65세 이전에 실제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음에도 “인생은 60부터”라는 표어에서 나타나듯이 노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부정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환갑이라는 거대한 통과의례를 통해 노인의 발달단계에 맞는 입문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평균수명의 증가 및 가족주기의 변화로 환갑잔치를 치뤄 낼 성인자식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당사자 역시 환갑잔치를 거부하는 추세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과거에 돋보기, 흰머리, 주름살로 특징지워졌던 노인의 모습은 누진다초점안경, 염색, 보톡스 등으로 커버가 가능해 ‘경로우대서비스’나 ‘교통수당’의 혜택을 누리지 않으면 스스로를 노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없다. 유교적 전통사회에서는 환갑을 치루고 일선에서 물러나 노인으로서 당당히 대접받고 나이 만큼 권위도 지녔었다. 일하지 않고 여생을 사랑방과 경로당에서 자식의 봉양을 받는 수동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길어진 여생만큼 노인의 노년기를 자식에게 맡기는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의 문화를 영위할 시점에 다다랐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오팔족, 애플족이라 일컬어 지는 능동적인 노인문화 향유족이 생겨났다. 오팔족이란 Old People with Active Life 의 이니셜 OPAL에서 나온 것으로 활동이론에 의한 적극적인 삶을 영위하려는 노인들을 일컫는 것이다. 또 애플(APPLE)족이란 Active(활동적으로), Pride(자부심을 갖고), Peace(안정적으로), Luxury(고급문화를 즐기는), Economy(경제력을 가진)의 이니셜로 독립적으로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경제력 있는 노인을 지칭한다.

굼뜬걸음, 은퇴, 병약함, 의지하려는 태도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바꿈해 스스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문화를 창달해 나가는 현대사회의 노인으로 살아가려는 노인이 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을 통해 노인들의 여가문화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일보다는 여가문화에 비중을 둘 연령대이긴 하지만 길어진 노년기를 시간때우기 식의 일과로 연명하기 보다는 자원봉사활동, NGO, NPO 활동 등에도 참여해 ‘활동(일)하는 100세 노인문화 창달’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지원도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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