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 충청매일 ] 최근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갈등과 권력 놀이로 도배되어 짜증이 나고 기분이 그러하다. 이에 아침이나 저녁 TV 뉴스보다는 식상하지만 가요 오디션 프로로 채널을 돌리곤 한다. 그러나 가끔 잔잔하지만 아름다운 뉴스를 접하면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 아침 신문에 교보문고에 100만원을 두고 간 손님 이야기가 실렸다. 사연인즉 15년 전 몇 차례 책과 학용품을 훔친 30대가 뒤늦게 후회하고 손으로 쓴 글과 현금 100만원을 건네고 갔다는 내용이다. 서점은 이 돈에 100만원을 추가해서 기부했다고 한다. 돈을 놓고 간 당사자도 아름답지만, 책을 훔치다가 들켰지만, 형사처벌을 하지 않은 서점 측의 대응도 정겹다. 

 교보문고 창업자인 고 신용호 회장은 경영방침으로 "책을 훔쳐 가더라도 절대로 도둑 취급하여 망신을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을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장발장 식의 형사고발이 일상화되어 있는 세태에 생각하게 하는 소식이다.

 인터넷에 무인 꽃집에서 새벽에 계산하지 않고 꽃을 가져간 할아버지가 가게 문을 열자마자 찾아와서 꽃값을 계산했다는 뉴스와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많은 사람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있다. 80대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꽃을 선물하고 싶어서 새벽 일찍 무인 꽃집을 왔지만, 키오스 사용법을 몰라서 계산하지 않고 그냥 갔다가 가게 문을 열자마자 와서 "새벽에 꽃을 살 수 있어서 고마웠다"면서 계산하고 갔다는 사연이다. 아내에게 꽃 선물한 지가 언제인지 모르는 내게는 가슴 뭉클하지만, 스마트폰 계좌이체나 제로페이 사용법을 모르는 노인 세대를 생각하면 서글픔도 함께한다. 

 그러나 이런 좋은 이야기는 읽는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마이클(Michael)이라는 사람은 최근에 이사하였다. 그는 이사한 곳 이웃에 사는 힌두교 사제가 방글라데시의 한 지역사회 자선단체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기부를 대행하는 GoFundMe 사이트를 통하여 기부했는데, 실수로 150달러를 기부한다는 것이 입력을 잘못해서 약 2천만원에 달하는 1만5천41달러를 기부했고, 이를 알게 된 마이클은 전화해서 환불 약속을 받았으나 반환하기까지는 3~7일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문제는 다음에 일어났다. 약 15,000달러라는 거금을 처음 받은 방글라데시 자선단체에서는 다음날 "마이클 고맙습니다"라는 표지판을 들고 있는 아이들 사진을 보내왔다고 한다. 이를 본 마이클은 환불받은 다음에 1,500달러를 기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기부 사이트에 올렸고, 이야기가 인터넷에 소문이 나자 3,700명 이상의 사람들이 10만 달러 이상의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이야기 좋은 뉴스는 작지만 큰 힘을 준다. 선거 이야기만 아니라 이런 작은 소식을 알려서 아침을 즐겁게 하고 좋은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도 신문 방송 등 매스컴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다. 그러나 Good News(좋은 소식)에 너무 인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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