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 충청매일 ] 사람들은 철분을 빈혈이 생겼을 때 보충하는 영양성분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철분은 산소 운반, 적혈구의 생성, 에너지 생산, 면역기능의 유지 등 인체에서 매우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작용한다. 오늘은 우리가 몰랐던 철분의 인체에서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철분은 적혈구의 주성분인 혈색소(Hemoglobin)의 중요한 구성성분이다. 적혈구는 폐에서 산소를 받아 전신의 조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철분이 부족하면 적혈구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조직과 기관에 산소가 효율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 철분은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도 관여하는데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라는 에너지 분자의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작용한다. 철분은 다양한 효소(cytochrome enzyme, catalase, peroxydsase 등)들의 구성성분 이기도 한데, 이러한 효소들은 DNA 합성이나 세포의 산화 방지, 세포 분열과 같은 생물학적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 시스템의 효율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도 철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면역 T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필수적으로 작용하며, 염증 과정과 조혈작용을 매개하고 조절하는 신호분자인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산에 영향을 주어 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철분의 흡수는 주로 소장에서 이루어지는데 철분의 체내 수준이 낮을 경우, 흡수율이 증가하며, 철분이 충분하거나 과잉일 경우 흡수율이 감소한다. 이는 헵시딘(hepcidin)이라는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데 헵시딘 수치가 높으면 철분 흡수가 감소하고, 낮으면 흡수가 증가한다. 철분 흡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철분 결핍이나 빈혈과 같은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철분 흡수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는 위산부족, 소화기 질환, 식이 요인, 식사 패턴, 만성질환, 유전적 요인 등을 들 수 있다. 만성 위 병변이나 위절제술, 장기간의 위산 억제제 사용으로 위산 분비가 부족할 경우 철분이 흡수되기 좋은 형태로 변환되지 않아 철분 흡수가 저하될 수 있으며 크론병, 셀리악병(글루텐 불내증), 소장 절제술 등의 소화기계 질환 또는 수술로 인해서도 철분 흡수가 감소할 수 있다. 철분 흡수는 식품 구성 요소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칼슘, 폴리페놀(일부 차와 커피에 포함), 피틴산(곡물과 콩류에 포함)은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반대로, 비타민 C는 비헴 철(식물성 철분)의 흡수를 증진시킨다. 식사 패턴과 관련하여 공복 상태에 철분을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지지만, 식사와 함께 섭취 할 경우 식사 구성 요소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질 수 있다. 간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만성 신부전증과 같은 만성질환도 철분 대사 및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철분 흡수 및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철분 흡수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혈색소증(hemochromatosis)과 같은 질환은 유전적 변이로 인해 철분 흡수가 증가하여 체내에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철분의 흡수와 대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철분 흡수를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요인을 이해하고,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식사 조절, 필요한 경우 철분 보충제 사용, 근본적인 건강 문제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철분 흡수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 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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