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충청매일 뉴시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거나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명단 공개와 악성 댓글이 잇따르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는 또 내일부터 군의관 등 약 160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휴학 중인 의대생은 총 5445명으로 증가했다.

▶조규홍 "복귀 전공의 명단공개·악성댓글, 절대 용납못해"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환자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현장에서 밤낮으로 헌신하는 분들을 공격하고, 집단행동 참여를 강요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명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데 이어 이들에 대한 악성 댓글과 따돌림 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면허정지 처분보다 동료의 공격이 더 무서워 복귀가 망설여진다는 전공의들의 익명 글도 눈에 띈다.

조 장관은 "다수 전공의들의 부재에도 의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의료인 덕분"이라면서도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고, 악성 댓글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으로서 힘들고 지치더라도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시행한 ‘간호사 업무범위 시범사업 보완지침’에 대해 불법 의료 행위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간호사들도 응급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응급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는 "시범사업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간호사 분들이 안심하고 환자 보호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내일부터 20개 병원에 군의관 20명·공보의 138명 파견"

정부는 이날 비상진료체계 가동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1일부터 4주간 20개 병원에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파견하겠다"며 "지난주 결정한 예비비 1285억원도 빠른 속도로 집행하고, 건강보험에서 매월 1882억원을 투입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의 비상진료체계 운영현황 점검 결과,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응급의료기관 중등도 이하 환자는 지난 7일 기준 대비 32.1% 감소했으나, 중증 응급 환자는 큰 변동 없이 유지 중이다.

조 장관은 아울러 "국민께 약속한 의료개혁 4대 과제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며 "과제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져 믿을 수 없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역량을 집중해 4대 과제의 이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자 곁을 떠나 있는 전공의들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률과 원칙에 따른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의사는 환자 곁을 지켜야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다. 조속한 복귀와 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정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100개 수련 병원 전공의(1만2912명)의 근무 현황을 확인한 결과,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은 총 1만1994명, 전체의 92.9%다.

▶‘유효’ 휴학 의대생 5천445명 ‘전체 29%’…10명 추가 신청

한편,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휴학 중인 의대생이 전체 재학생의 29%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본과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전날까지 학칙상 요건을 지켜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누적 5445명이다.

의대 전체 재학생(1만8793명) 29.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8~9일 의대 8개교에서 총 10명이 새로 휴학을 신청했으며, 3개교에서 4명이 휴학을 철회했다. 휴학 허가는 6개교에서 6명이다.

정부는 군 복무나 병결 등 학칙상 요건에 맞는 사유로 휴학을 승인한 것이며, 지난달 19일 이후 ‘동맹휴학’을 사유로 휴학을 승인 받은 의대생은 없다고 밝혔다.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10개 대학으로, 직전과 변화는 없다.

다만 정부는 학칙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휴학 신청은 집계에서 제외하고 있어 실제 수업 거부나 휴학에 나선 의대생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 면담과 설명 등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교육부는 대학에 정상적인 학사 관리를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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