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 충청매일 ] 단양 매포는 도담삼봉이 있는 남한강변의 마을이다. 도담(島潭)이라는 지명은 섬이 있는 못이라는 의미이고, 매포는 매화꽃 모양의 포구라 매포(梅浦)라 하였다. 매화는 겨울이 지나고 가장 빨리 피는 꽃 중의 하나다. 가느다란 나무줄기에서 꽃을 피우며, 꽃이 떨어지면 사방에 퍼진다. 매화의 지명은 고결한 땅으로 여겨지며, 자손의 발복이 큰 땅이다. 또한 매화는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가장 먼저 피어서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희망의 꽃이다. 조선조 선비들은 매화를 불의에 꺾이지 않는 선비 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지극히 사랑하였다. 매화는 절개와 고고한 기상을 나타내며 한때를 앞서는 선구자의 영혼에 비유되기도 한다. 많은 씨를 퍼뜨리는 매화를 일반에서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삼았다. 매화가 떨어진 터는 매화 향기가 세상에 진동하는 것과 같이 세상을 교화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고 한다.

 매포는 매화 모양의 봉우리가 많고 매화가 떨어지는 곳이 있어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이라고 하며, 이러한 곳을 제일의 풍수적 길지라고 한다. 매화 향기가 퍼지듯이 자손들이 번성하고 고귀해진다고 본다.

 도담삼봉에 가면 삼봉 정도전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뒤로 올라가면 매화낙지형의 지형이라 하여 조선시대 쓴 묘가 많다. 토지 이지함 선생이 단양에 머무르면서 이곳을 주시하였다. 청풍 김씨 시조 김대유 묘가 청풍에 있는데, 이곳 또한 조선의 100대 명당에 버금가는 묘이다. 청풍 김씨 후손이 도담삼봉 삼봉 기념관 뒤에 매화낙지형을 찾아 묘를 썼다.

 매포천과 도담삼봉 사이 산봉우리에는 수많은 묘가 쓰였었다. 매화낙지형을 찾아 경쟁적으로 썼으나 대부분 파묘되고 지금은 몇 기만이 남아 있다. 매화낙지형이지만 제대로 혈 자리를 찾아 쓰기가 쉽지 않았다. 재혈(裁穴)을 잘못하면 삼대를 못 가서 알거지가 된다고 구전이 전해진다. 제천에서 발원하여 오는 매포천과 영월 쪽에서 내려오는 남한강 사이에서 매화낙지혈은 매포천 쪽으로 붙어 있다. 이곳 일대를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 진혈((眞穴)은 비어 있었다.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오랫동안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제는 누구도 그곳에 묘를 쓰기는 어렵다.

 매포는 석회암 지역이다. 시멘트 원료가 나와 우리나라 시멘트 주산지였고, 매포의 시멘트 공장이 있는 성신양회 자리가 매포천이 감싸주는 매화낙지형의 명당자리라 시멘트 산업이 크게 발전하였다고 한다. 매포 일대는 우리나라 시멘트의 상당량을 생산하였고, 시멘트가 단양 일대의 주산업이 되었다. 그러나 시멘트 산업은 분진이 발생하여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다. 단양은 시멘트 산업 다음을 준비하여야 한다.

  단양은 충주호가 생기면서 물에 잠기고 신단양으로 옮겨 왔다. 강물은 감싸고 도는데 앞산이 주산보다 높아 풍수적 아쉬움이 많다. 그런데 도담삼봉 건너편 도담마을은 벌판이 넓고 소백산의 정기를 받으며 강물이 감싸고 도니 단양을 확장한다면 주목해야 할 땅이다. 전면으로는 도담삼봉과 매화꽃 봉우리가 마주하며, 좌측 무접봉(舞蝶峰)에서 나비가 날아드니 도담마을은 매화낙지형 최고의 명당마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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