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 충청매일] 외래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나이 드신 분들 중 입마름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을 의외로 많이 발견하게 된다. 입마름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불편함을 유발 할 수 있는데 우선 입이 텁텁해져서 말하기가 어려워지고 음식을 삼키는 것을 힘들게 하여 음식 맛의 감소와 식욕부진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분비된 침은 치아를 청소하고 구강 내의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침 분비가 줄어들면 충치와 구강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치아 사이에 끼어있던 음식 찌꺼기가 쉽게 부패하여 구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입마름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약물부작용, 당뇨나 쇼그렌 증후군 같은 질환, 두경부 방사선치료, 노화, 흡연, 과도한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불안 등의 정신적 심리상태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 불안 등의 심리적 상태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자율신경계의 한 부분인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몸의 분비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에 따라 침 분비도 줄어들게 되어 입마름 증세가 심해진다. 우리가 긴장이 심하면 입이 바짝 탄다고 하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내가 본 환자들의 경우 의외로 본인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 전반을 모두 신경 써야 하는 예민한 성격을 가지신 분들이 입마름 증세를 많이 호소하셨다. 본인도 가끔 환자가 많이 밀려서 힘들고 긴장될 때는 입이 마르는 느낌을 경험하곤 해서 이렇게 교감신경이 항상 곤두서있어 입마름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일하는 중간에 한 10분 정도씩 푹신한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음악을 듣거나 눈을 감고 쉬는 시간을 갖도록 권유한다. 

 약물과 관련된 입마름 증상도 흔한 원인들 중 하나인데 항우울제, 항콜린제, 항히스타민제, 특정 고혈압 약물, 이뇨제, 근육 이완제, 진정제 및 수면제 등의 약물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침샘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침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고령자에서 더 흔히 관찰되므로 노인에서 입마름 증세가 있을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복용하는 약물 중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약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입마름 증상이 있는 분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고 자가면역성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을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 질환은 생각보다 그렇게 흔한 질환이 아니며 대개 심한 안구 건조증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고 이외에도 관절 통증, 전신 피로감 등의 증상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입마름 증상만 단독으로 있는 경우에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당뇨환자에서 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 과도한 흡연과 알코올 섭취 등이 입마름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생활 습관 및 환경적 요인을 잘 관리하여 원인 요소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처럼 입마름의 원인은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손쉽게 입마름 증상을 없애는 방법 중 하나는 껌을 씹거나 신맛이 나는 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것이며 자주 물을 마셔 탈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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