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 충청매일]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할까?  청주 총선 예비 후보자들의 피 말리는 시간이 끝났다. 경선이라도 하는 사람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 경선조차 하지 못하는 분들은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다. 경선은 통과해도 본선이 남아 있으니 산 넘어 산이다. 

 지역구를 흔히 ‘밭’에 비유한다. ‘옥토’도 있고, ‘불모지’도 있다. 농부의 손길이 닿는 만큼 농작물 수확이 다르듯 선거 결과도 다르다. 자신의 지역구를 옥토로 만들었어도 중앙에서 전략공천으로 다른 사람을 내리꽂으면 농부는 공들인 옥토를 떠날 수밖에 없다. 권력의 냉혹함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국회의원은 입법 기관으로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제정하고 정부 정책을 검토한다. 그러므로 국회의원 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정부를 견제하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며 민의를 전달하는 통로의 그 역할은 지대하다. 국회의원 선거는 정부의 기조 변화와 민생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선거다.

 그러나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월급도 아깝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고, 투표의 등가성을 따지며 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일부 정치인들의 부패와 타협, 자신과 자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에서 신뢰를 잃게 된다. 정치적 갈등과 분열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불안감을 초래하며, 민생과 무관한 정쟁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가중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보 부족으로 단편만을 보고 정치를 혐오하기도 한다.

 지역구 주민이 의원을 평가하는 기준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능력과 역할보다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얼마나 자주 했느냐이다. 지역행사에 자주 참여해 얼굴을 자주 봤으면 열심히 한다고 호평한다. 

 국회에서의 성과를 담은 의정 보고서를 꼼꼼히 챙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의정 보고회는 지지자들의 잔치로 끝나고 만다. 작든 크든 지역행사에 참여해 축사도 하고, 인사도 잘하는 의원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한 국회의원의 말을 빌리면 정기국회가 아니면 여의도에서 국회의원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불문가지다. 국회 출석 도장만 찍고 지역구에서 살다시피 하는 의원이 많다. 4년 뒤, 농사를 위해 발품을 팔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지방의원이 해도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재선, 삼선을 하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다. 지방의원도 마찬가지다. 의회 활동은 동료의원이나 공무원들에게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지역구에서 마당발로 통하고, 지역위원장에게 싹싹하게 굴어 공천권을 쥐는 사람도 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스타성이 있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소수다.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도 언론의 관심을 받는 상임위가 아니면 다수 의원은 존재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묵묵히 일하는 의원은 있다. 내 지역구 의원이 국회에서의 어떤 입법활동을 했고, 약속한 공약은 얼마나 실천했는지 의정 보고서를 꼼꼼히 챙겨보는 노력은 유권자의 몫이다. 현 정부의 2년도 자세히 봐야 한다. ‘선거날 하루 왕 노릇 하고, 4년 노예로 사는 것이 선거다’ 노예의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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