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전개와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박승무, 장우성, 김기창, 박노수 등 7명 작가 작품 21점
한국화의 추상성과 실험적 양식을 전개하며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작업

장우성, 송학도_1992, 88x103cm, 종이에 담채(월전미술문화재단 소장).
박노수,고사, 연도미상, 96X178cm, 한지에수묵담채(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소장).
임송희, 장가계, 2004, 71X134cm, 한지에 먹, 채색(개인소장)
황창배, 무제, 1997, 260x544cm, 장지에 혼합재료(개인소장)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갑수)은 충북갤러리(서울 인사아트센터 2층) 2024년 첫 기획전으로 ‘충북 한국화의 脈’ 전시를 오는 3월 14일부터 4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전통과 계승 발전 과정에서 실험적 한국화의 전개와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박승무, 장우성, 김기창, 박노수, 이열모, 임송희, 황창배 등 7명 작가의 작품 21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추상성과 실험적 양식을 전개하며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작품을 이어갔던 충북 연고 작가들의 역량과 예술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오후 2시 개관식에 이어 오후 3시 30분엔 송희경 미술사학자(겸재정선미술관장)와 함께하는 ‘전통 한국화의 발전 과정과 실험적 한국화 전개와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충북 연고 작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다.

심향 박승무(1893~1980)은 옥천 출신으로 근대동양화의 전통적 계승자로 독창적 심향식 세계를 구축하며 동양화 6대 화가로 추천될 만큼 한국화단에서 최고의 설경 작가로 인정 받았다. 1964년 작 ‘계촌모설’은 작가의 작품이 무르익어가는 ‘심향시대’(1940-1980)의 작품이다. 이때의 작품은 유현(幽玄)보다는 현실감이 있는,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실경을 화폭에 담았다.

월전 장우성(1912~2005)은 충주 출신으로 이당 김은호 수제자로 전통 서화를 습득하며 새로운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 전통화단 변모의 역사와 같이하며 한국화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작품 ‘송학도(松鶴圖)>에서는 해, 소나무와 지금 막 날아오르려 하고 날아 내려앉으려는 두 학의 모습을 통해 그림에서 오는 상서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운보 김기창(1913~2001)은 1976년 외가였던 청주에 운보의 집을 지으면서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청각장애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평생 변화무쌍한 작품을 전개하며 한국화단 예술의 변천사를 보여준 독보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가로 3미터가 넘는 4폭 병풍 ’점과 선 시리즈‘서는 그의 역동적인 붓 터치와 화면 어디서나 자유로운 형상의 변화와 일탈된 느낌의 공간적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남정 박노수(1927~2013)는 충남 연기군 출신으로 청주상업학교에서 안승각으로부터 미술 교육을 받았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한국화 1세대로, 1955년 수묵채색화로 국전에서 첫 대통령상을 받았다. 전통 화법을 근간으로 근대식 화법도 수용해 화면을 단순화, 평면화하면서 독창적 개성을 구축해 박노수만의 독특한 한국화의 세계를 구축했다. 작품 ’고사‘는 명도와 채도가 높은 청색과 황색의 원색 대비를 볼 수 있다. 맑고 투명한 느낌을 선사하는 색상들은 함축적 주제에 장식적인 효과를 더했고, 화선지의 하얀 여백과 대비를 이루며 ‘색면 추상화’를 가능케 했다.

창운 이열모(1933~2016)는 보은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월전 장우성에게 사사했다. 평생 산수풍경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며 실경산수화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독특한 화법을 개척했다. 작품 ‘향원정(香遠亭)’ 에서는 작가 스스로 ‘소박한 자연주의’라 일컬었듯이 회화적인 기교를 버린 잔잔한 감동의 여운만으로 붓을 움직여 그려낸 담백한 필선을 감상할 수 있다.

심정 임송희(1938~2022)는 증평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산수화로 인정을 받아 심전(心田) 안중식, 심산(心山) 노수현, 심경(深耕) 박세원에 이어 심정(心井)호를 받았다. 세밀하고 섬세한 묘사의 실경산수와 함께 먹색의 농담으로 대상을 표현한 파묵산수를 펼쳐오며 한국 산수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우뚝 솟은 암벽들 사이로 풍경이 사라지고 숲이 드러난다. 중국 장가계의 독특한 지형과 경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 ‘장가계’는 실경산수의 진가를 보여준다.

황창배(1947~2001)는 화단의 명성을 뒤로하고 작고하기 전까지 10여 년간 충북 괴산에 거처를 마련해 충북과의 인연을 맺었다. 기존의 한국화 화법을 과감히 탈피, 정형화된 양식을 벗어버리고 독창적이며 파격적인 작업 세계를 이룩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한국화의 실험적 창작활동의 정점에 있었다. 형형색색의 깃발이 나부끼고 울긋불긋 화려한 색감과 함께 축제의 행렬이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작품 ‘무제’는 꽃상여를 표현한 작품이다.

김갑수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화단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했던 충북의 주요 작가들을 살펴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 조명의 기회를 마련하고 충북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고 "충북갤러리는 지난해 ‘충북 예술의 서막-그 영원한 울림’ 개관전을 통해 충북의 우수한 작품 세계와 예술혼을 감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충북 작가들의 역량과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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