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모습으로 시각화된 내면의 세계
깊은 결핍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욕망의 덩어리들

권혜승 작, 내면의 일각-Lydia, 162×130.3㎝, 장지에 분채.
권혜승 작, Lydia, 장지에 분채, 145x130.3㎝, 2022.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시 상당구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는 ‘2024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두 번째 전시로 권혜승 작가의 개인전 ‘Hollow Place Inside’ 26일부터 오는 4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권혜승 작가가 평소 작업하는 내면의 공허함과 욕망을 자연의 모습으로 시각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내면에 존재하는 결핍과 욕망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고 솔직하게 그 공허함을 드러낸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갈망하며 생겨나는 욕망의 실현과 소멸, 이것들의 반복 작용은 하나의 화면에 조합된 자연현상에서 보이는 움직임과 생명력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바다와 같은 풍경의 모습으로 내면의 세계를 형상화한다. 출렁이는 수면과 바다의 모습을 중첩한 분채의 깊은 색을 통해 표현한다. 수면 아래 깊은 구멍들은 충족되지 않는 내면의 깊이감을, 그 안에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덩어리들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욕망을 의미한다.

화면에 보이는 공간과 대상들은 작가가 공허함을 가지게 되었던 순간을 보여준다. 부족함을 채우려 끊임없이 움직이는 무의식의 세계를 자연현상의 이미지로 드러내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권혜승 작가는 "작업을 통해 영원히 충족되지 않는 내면의 공허함에 대해 인식하고 불완전한 나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작품 속 화면에 재현된 특정 대상이나 공간은 나의 공허함의 모태가 되었던 순간에서 파생된 것들"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 내면에서 생산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의 무의식 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이는 자연 발생적 현상에 기반한 이미지들을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시각화되며 작품에 담기는 생명체의 역동성과 에너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민아트센터는 오는 3월 23일 오후 2시에 ‘아티스트 키워트 토크 with 권혜승-Deep, Deep, Deep’를 카페우민에서 개최한다. 이날 내용은 관객들과 함게 감정 카드와 색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먹과 수채로 한지 위에 내면과 심리 상태 그려보기를 진행한다.

권혜승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개인전 ‘2022 Garden of Wonders’(갤러리라메르, 서울)을 비롯해 ‘2023 New Generation 3’(해든뮤지엄, 강화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은 공모를 통해 유망한 작가를 선발해 개인전과 연계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의 다양한 창작과 실험, 소통을 돕는 사업이다. 올해는 권혜승 작가를 비롯해 반주영, 허선정, 박지수, 김성수, 배윤재, 김민희, 이고운 작가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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