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시‧군에 43개의 장이 조사, 소개... 외지인과 충북지역 교류에 활용되길
마을 단합과 지역공동체 유지에 큰 역할을 해온 ‘동제’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화두 던져

충북, 충북인 이야기 시리즈 『충북의 오일장 2023』.
충북동제자원연구 총서 두번째 『진천의 동제』.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학연구소(소장 임기현)는 충북, 충북인 이야기 시리즈로 『충북의 오일장 2023』과 충북동제자원연구 총서 두번째로 『진천의 동제』를 2023년 주요 사업으로 출간했다.

『충북의 오일장 2023』은 집필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장터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기록한 답사기이자 민속지의 성격을 갖는다. 집필진으로 김희찬(예성문화연구원), 박원희(시인), 신상웅(작가), 이보환(제천단양뉴스 대표), 윤남석(소설가), 정연승(소설가), 조혁연(충북대 강사) 등이 참여했다.

오일장은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나름의 질서로 펼쳐져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니며 흥정하고 사고팔고 구경하고 이야기하며 생기 가득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특히 장터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19년에는 전국 대부분의 장터에서 만세의 함성이 시작된 공간이기도 한다.

오일장은 조선시대 명종 대에 나타나서 18세기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경제지』에 따르면 1830년대 우리나라 전국에 1천52개의 장시가 있었고, 그 가운데 157개가 충청도에 있어 전체의 14.9%를 차지했다.

이번에 기록된 충북의 오일장은 단양군 단양장, 매포장, 영춘장을 비롯해 제천시 제천장, 백운장, 덕산장 등 11개 시·군에 43개의 장이 조사, 소개됐다.

이들 오일장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전통시장의 형태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우리나라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산업구조의 변화, 유통구조의 변화, 소비패턴의 변화, 농촌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코로나19까지 전통 시장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인구 급감으로 이른바 지방소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은 이미 사라졌거나 조만간 그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자체별로 관광산업과 연계해 전통시장을 특성화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도시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농촌 지역 오일장은 점차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

임기현 소장은 "더 늦기 전에 2023년 현재 충북의 오일장 현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오일장의 현재성에 초점을 두고, 기본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하되 필자들이 장날에 직접 장을 찾아서 분위기를 살펴보고 장꾼과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통해 장날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했다"며 "오일장이 많이 위축되었다고는 하지만, 옛것과 현대가 공존하고 지역의 특산물과 도시의 첨단 물건이 서로 만나 다양한 빛깔을 내며 온 지역 주민이 장터에 모여 활기를 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전통장날을 살려 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외지인들이 충북지역을 찾아 교류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희 충북대 교양교육본부교수가 연구 집필한 『진천의 동제』는 은 충북에서 전승되고, 마을 공동체 신앙의 바탕을 이뤄왔던 동제(洞祭)자원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작업 일환으로 보은군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하게 됐다.

동제는 전통적으로 마을의 단합과 지역공동체 유지에 큰 역할을 해온 의례 중 하나다. 이 책은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에 전통의 가치가 무엇이며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그 고민이 확장·실현될 수 있도록 기존의 가치를 조사하고 기록한 것이다.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진천군의 동제는 천신제를 비롯한 다양한 동제를 전승하며, 의례와 제사 차례 등에서도 지역적 가치를 계승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임기현 소장은 "진천군은 충북의 시군 중에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지역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1970년 이후 동제를 복원·계승한 지역이 드물고, 이에 따라 동제를 주관한 경험을 제보할 주민도 적었다"며 "조사 지역 중 동제가 단절된지 오래됐거나, 제보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기록할 수 없는 마을도 많았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덧붙여 "부족한 저희 조사자가 여러 번 찾아가 동제 내용을 확인할 때마다 그 내용을 성심성의껏 들려주신 구순 넘은 어르신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노환 중에서도 축문과 옛 의례를 거듭 확인해 주신 제보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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