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 충청매일 ] 사람 몇이 모이면 술안주로 등장하는 것이 정치 이야기다. 술맛 떨어진다고 손사래 치는 사람도 있지만,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 출사표를 던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대통령의 평가부터 각 정당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오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얼굴 붉히는 때도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큰 흐름을 보면 대통령에 대한 점수는 박하다. 취임 후 여러 정책의 혼선은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렇다고 야당을 지지한다는 사람도 많지 않다.

 식견이 뛰어나 정치분석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뉴스나 여러 사람의 이야기에 자신의 판단을 더 해 투표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정서다. 그것을 민심이라고 한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양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제외한 40% 국민이 선거 결과를 결정한다. 중도층을 잡기 위해 아침부터 거리 인사를 시작으로 열심히 허리를 굽히며 얼굴을 알리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특정 지지자만 만나다 보면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기 쉽지 않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전인수식의 해석이 잘못된 결과를 예측하고, 언론은 이를 이변이라는 말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각종 언론에 나와 여론조사 지표와 최근 사건의 향배가 어떤 영향을 끼쳐 결과에 작용하는지 설명하지만 그리 썩 와 닿지는 않는다. 술좌석에서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비추는 장삼이사(張三李四)의 말이 정확한 정보라는 생각을 한다. 

 정치 얘기만 나오면 여야의 잘 잘못을 떠나 모두 한통속이라며 욕부터 하는 사람과 나름 뉴스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갖고 자기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 팍팍한 현실로 정치를 논하는 것조차 피로감을 주기 때문이다. 정치가 가십거리도 소비되지만, 생각을 교정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고차원적인 방식이 아닌 의심의 흐름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치는 일상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정치 혐오증을 갖던, 어느 정당의 극렬 지지자이던 선거 결과가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각 정당은 민심을 얻기 위한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사용한다. 이슈를 선점하고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여 민심의 방향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바꾸고자 한다. 선거 전문가가 등장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그들의 전략에 따라 민심은 그 영향을 받는다. 

  허심탄회한 자리에서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 평가라는 인식과 ‘김건희 여사 특검’이 도마에 많이 오른다. 검사 출신의 정부 요직 독점과 후보 차출도 있고, 야당이 이에 편승해 이익만 얻으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민심을 흔히 ‘파도’에 비유한다. 도도한 출렁임이 배도 띄우고, 뒤집기도 한다. 절묘한 견제 지점을 만들기도 한다. 설날이면, 직업, 지역, 세대, 계층이 다른 다양한 생각이 부딪치고 합의를 만들 것이다. 각 당의 선거전략보다 무서운 것이 민심이다. 잘못된 정책과 방향, 거슬렸던 민심을 기억해, 투표로 현명한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두려운 것이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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