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 충청매일] 20세기를 기획의 시대라고 하면 21세기를 평가의 시대라고 한다. 우리의 경우 20세기 국가발전에 기틀이 된 것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었다. 반면에 오늘날 공공부문에서는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고자 할 때 그 사업이 필요한지를 평가하고, 사업을 집행하면서 중간평가를 하고, 매년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 공공부문의 평가가 너무 많아서 우리를 평가 공화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공공부문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

 평가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저명한 신공공관리 학자인 오스본과 게블러(Osborne, D. & Gaebler, T.)는 성공의 모습과 실패의 모습을 보여주는 평가의 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결과를 측정하지 않는다면, 실패로부터 성공을 말할 수 없다.

 성공을 볼 수 없다면, 성공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성공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면, 아마도 실패라는 보상이 있을 것이다.

 성공을 볼 수 없다면, 성공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없다.

 실패를 알지 못하면, 실패를 수정할 수 없다.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면,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실패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말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실패가 성공에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평가를 해야 한다. 평가해서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이 잘했는지 분석해서 개선하고 바꾸어야 할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4월 총선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평가의 시절이 돌아왔다. 정치인들의 공통적인 속성은 자기가 잘못했거나 부족한 점을 스스로 발표하지 않는다. 또한, 실패를 숨길뿐만 아니라 실패를 보여주어도 그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치적도 아닌 것을 의정보고회란 이름으로 널리 알리고자 한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불성실한 의정활동 및 국회의원 자질이 의심되는 현역의원으로 국회의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공개하고 자질이 의심되는 106명을 철저히 검증하고, 자질이 미달 되고 사회적 물의를 가져오거나 반개혁 입법을 추진한 34명을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실련의 평가에 의하면 국회의원은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책무성을 지기 위해 입법활동을 하고, 대정부에 대한 감시를 위해 상임위원회 활동을 해야 하는 데 이를 게을리 한 것이 중요한 평가의 기준 가운데 하나이다. 이들 가운데 스스로 불출마를 발표한 사람도 있지만, 총선에서 공천을 받겠다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중에는 사천(私薦)과 전략 공천, 그리고 지역 인지도란 명분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정치체계이다. 이처럼 정치체계가 자신들을 평가하지도 않고, 평가하더라도 공개하지 않고, 공개되더라도 인정하지 않으며, 선거에 활용되지 못하면 우리의 정치 발전은 하나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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