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대통령이 22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30여분 남겨 놓고 갑자기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건강문제라고 설명했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은 많지 않다. 우선 대통령의 판단은 국민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며, 둘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이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상의 문제라면 더 일찍 사전에 공지했어야 하며 적어도 어떤 건강상의 문제인지 주치의가 나서서 설명했어야 한다. 한 국가의 원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국민과 예정된 민생토론회를 불참할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의 ‘건강상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때문에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에 불참한 것이라면 터 큰 문제다.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국민을 이용해서도 안 될뿐더러 국민과의 약속을 쉽게 생각해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민생경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기대하고 기다렸을 터이다. 무수한 국민의 기다림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심각한 자질의 문제다.

앞서 21일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이 정당과 정면 충돌을 시작한 게 이날 대통령의 일정 취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정치권의 추측이 있다. 대통령실과 다르게 한 위원장은 총선 이후까지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실제 대통령실의 퇴진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대응 등을 놓고 충돌하는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이나 권력과 집권 여당을 사유화하려는 태도는 같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은 당무개입과 선거개입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고, 한 위원장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싸우듯이 힘들어하는 국민 앞에서 대놓고 볼썽사나운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국민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지키는 역할에 집중할 게 아니라 국민 민생을 살피고, 현 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 역할을 제대로 하기 바란다.

민생경제가 심각해 많은 국민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다렸을 터이다. 국민의 기다림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것은 심각한 자질의 문제다. 이는 명백하게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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