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충청권에서만 25곳에 달한다. 오래전부터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다수의 농산어촌지역 초등학교는 신입생이 없거나 한 손만으로도 꼽을 수 있다. 충북의 경우 오는 3월 취학예정자가 한 명도 없는 학교가 8곳에 이르고, 이 가운데 4개 학교는 지난해에도 신입생이 없었다. 11개 학교는 나 홀로 입학식을 치르는 진풍경이 예상된다. 충남의 사정은 더 심각해 입학예정자가 0명인 학교가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계속되는 저출산 여파 속에 초등학교 신입생 수의 급격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3월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2017년 출생 아동 수는 총 35만7천771명으로 2016년생보다 무려 11.9% 감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대가 붕괴됐다. 2018년 32만6천822명, 2019년 30만2천676명에서 2020년 27만2천337명으로 40만 명대가 깨진 지 3년 만에 30만 명대마저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어쩔 수 없지만 감소 폭이 너무 가파르다. 학령인구와 학생 수 급감의 후폭풍으로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학교 통폐합이 잇따르면서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학생 수 60명 이하 또는 6학급 이하의 작은 학교는 복식학급 운영과 순회 교사 배치 등으로 학교를 꾸려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충북 도내 395개 초·중학교 가운데 작은 학교는 178곳(45.1%)에 달하고, 2028년에는 188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충북교육청도 분교장 개편기준 완화, 작은 학교로 전·입학이 가능한 공동 일방 학구 확대, 자생력 촉진을 위한 교육인프라 구축, 다양한 학교 모델 개발, 행·재정지원 강화 등 ‘작은 학교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했지만, 학령인구 급감의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저출산 늪에 빠진 한국 사회에서 학생 감소는 이미 돌이키기 힘든 추세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 소멸에 이어 국가 존폐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로 교육 당국에만 맡겨둘 일도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학령인구 변화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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