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판은 한치의 진전도 없이 제 식구 물어뜯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당 정치의 폐해를 끝내자는 구호 아래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 전 대표는 양당의 견고한 기득권 벽을 깨는 일이 손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준석 국민의 힘 전 대표와도 연대할 뜻을 비쳤다.
아무리 정치판이 적과의 동침이 밥 먹듯 쉬운 곳이라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는 정치를 잘하기 위한 행보라기 보다는 자신의 큰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과도한 욕심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두 전직 당 대표들의 행보가 거울을 마주 보듯 똑같다. 각자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준 당에서 대표까지 지냈으면 그에 상응하는, 당에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뛰쳐나와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일은 부모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가출하는 소년들과 다르지 않다. 너무나 미숙한 철없는 아이들 같은 짓이다. 두 사람이 연대한다 해도 그 그릇이 깨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지지자들의 실망만 키워갈 뿐이다.
총선 승리와 부패정치 척결을 내세우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본인 스스로가 총선의 걸림돌이자 부패정치를 답습하는 표본임을 인지해야 한다. 총선을 몇 달 앞두고 당을 떠나 신당으로 무슨 총선 승리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집에 불과한 태도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비상대책위보다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전 대표의 요구대로 이 대표가 사퇴한다면 민주당이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 사분오열될 게 빤하다. 현재로서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도 잘 지켜야 하는 처지다. 가뜩이나 2일 이 대표가 부산 현지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습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분당으로 사분오열하지 말고 현재 대표를 구심점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아무 대안 없이 대표 흔들기로 일관한다면 민주당은 다시 한번 쓴잔을 마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