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어렵지 않은 시기가 없었지만 올해는 정말 안팎으로 도전과 위험이 만만치 않다. 최근 몇년은 팬데믹과 맞물려 물가상승, 공공요금 인상, 고금리 등으로 서민의 삶은 그야말로 고단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대부분의 봉급 생활자들도 고물가속에 급여가 동결되거나 쥐꼬리만큼 오르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불확실한 미래와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세계 최저치로 떨어진 출산율은 ‘중세 유럽의 흑사병’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그러나 해법을 마련하고 사회 갈등을 녹여내야 할 정치는 극단적 국민 편가르기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정치과 변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후 정치는 ‘실종’됐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은 밑그림 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했고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혁이 실효성을 내려면 입법이 필수인데도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거대 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있다. 설득과 타협이 필수인 정치에서 입법부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향해 비난과 비판을 넘어 조롱하고 분노로 일관하고 있다. 지켜보는 국민들 사이에 좌절감과 불안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가 있다. 국민이 원하는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줘야 한다. 외부적으로 녹록치 않다. 세계 곳곳에서 전면전과 무력충돌이 벌어지면서 수출 중심인 한국의 경제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또 불안한 동북아 정세, 핵·미사일 폭주를 이어가는 북한의 도발, 녹록하지 않은 한중관계 개선, 트럼프 집권 2기 가능성이 있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 변수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도 우리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2024년 밀려오는 대내외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의 마음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 통합의 에너지를 모으고 변화와 혁신의 동력을 찾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롭게 비상하는 한 해를 개척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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