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 충청매일] 항생제는 인류의 의학 및 공중보건 분야에 엄청난 공헌을 해온 약물이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항생제를 개발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감염과 관련된 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망률의 증가는 인류의 평균수명을 감소시켰을지도 모른다. 

 현재는 예전보다 다양한 세균에 효과적인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고 오히려 항생제 남용과 내성에 대해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항생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보면 외래에서 항생제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하나는 항생제를 쓰는 것이 몸에 좋지 않고 부작용이 많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쓰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하나는 감염증이 생기면 무조건 항생제를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식약청에서 2004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소비자의 82%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고 있으며 40%이상이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항생제가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여 올바른 항생제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보고에 의하면 의사의 90%가 단순 감기 환자로부터 항생제 처방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항생제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항생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일반인들도 항생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나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것도 없어질 것이다. 

 항생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보자면 첫 번째로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병원체에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있는데 이들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치료제도 다르다. 세균은 항생제에만 반응하고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에만 반응을 한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항생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은 오해는 세균감염이 의심되어 항생제를 사용할 때 증상이 없어지면 항생제를 바로 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항생제를 오래 쓰면 내성이 빨리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는 반대이다. 세균감염이 생겼을 때 항생제 사용 시 오히려 너무 빨리 항생제를 끊는경우에 내성이 더 잘 생긴다. 증상이 없어졌다고 세균이 다 죽은 것이 아니며 일찍 항생제를 끊은 덕에 살아남은 균이 그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 번째 오해는 항생제가 세균이라는 미생물을 죽이는 약제이므로 일반 약제 보다 우리 인체에 부작용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또한 잘못된 오해인 것이 약제의 부작용은 해당 약물의 종류, 사용하는 개인의 건강 상태, 복용량, 복용 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아직까지 항생제의 부작용이 다른약제들 보다 심하다고 일반화 할 만한 증거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문가들이 항생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며 항상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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