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 청주사진아카이브도서관장

 

[ 충청매일  ] 2020년 청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법정 문화도시에 선정된다. 기록문화창의도시라는 컨셉으로 지역의 직지 브랜드를 활용한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이때를 기준으로 기록이라는 분야는 본격 지역문화예술에 사업화되기 시작했다. 

 우선 공공기록물을 담당하던 청주시기록관은 시민기록관이 더해져 청주기록원으로 확장되었다. 더불어 마을마다 하나씩 동네기록관이 생겨나게 되는데 현재 17개소가 운영중에 있다. 미술관, 도서관 등 문화 공간이 늘어났던 속도를 생각하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이라 볼 수 있다. 동네기록관의 경우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많은 사례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 및 보관하는 행위는 사회에 꼭 필요하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산적 역할, 즉 아카이브는 도서관, 박물관 등 내용을 보관하는 다른 말들에 비해 다소 익숙하지 않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아카이빙’, ‘아키비스트’와 같은 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다소 낯설지만 사회에 필요한 긍정적 인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빙을 통해 자료를 생성하고, 라이브러리에서 이를 분류하고, 엄선된 자료는 뮤지엄에 보관하는 등 콘텐츠의 순환 과정을 고려해보면 아키비스트들의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FSA(농업안정국)에서는 사진을 통해 그들의 농업 현장을 기록하는 일에 애썼다.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빈곤해진 농촌 모습이 뉴딜 정책으로 개선되는 장면을 기록하고자 했는데, 이로인해 다양한 농업 문화가 시각으로 표현되었고, 촬영자와 시민 모두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예를들어 청주의 원도심도 이런 시각 아카이브가 꾸준했다면 지금 또 다른 위상으로 도시의 중심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현대사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Nixcolas Nixon의 ‘four sisters’,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진책 중 하나인 전몽각의 ‘윤미네 집’ 등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아카이빙 활동이다. 이런 자료들은 대중은 물론 여러 전문가에게도 공감받는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다. 

 지역에서도 아키비스트 활동을 통해 사회를 배우며 높은 수준의 의식을 만들어가고, 나와 사회를 조명하는 크리에이터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문헌에서 보던 관련 사례에 청주의 이야기도 하나씩 덫 붙여지기를 기대한다. 기록문화창의도시로 청주는 기록환경의 뼈대가 만들어졌다. 이젠 공공과 함께 민간 활동이 더해져 피와 살을 만들며 선진 기록 도시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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