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 경찰이 인사 비리로 충격에 휩싸였다. 광주와 전남을 주무대로 활동한 ‘사건 브로커’ 로비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찰대 출신으로 지역의 치안수장을 지냈던 전직 도경찰청장(치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청장 재임 시절 인사청탁을 받고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번 인사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경찰 중간 간부들이 줄줄이 직위해제되면서 수사대상에 올랐다.

수사가 진전될수록 인사비리 의혹 수사 대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비리 의혹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헤칠수록 점점 더 추악한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참에 인사 시스템을 전부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 승진은 시험과 심사로 이뤄진다.

시험승진은 성적순으로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심사승진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투명성을 완벽하게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관적 평가의 요소가 지배적이라는 비판이 늘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어김없이 승진 심사철만 되면 경찰 안팎에서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윗선’을 잡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정치권이 동원되고, 학연, 지연, 혈연 등 온갖 ‘연줄’이 활개를 친다. 인사라인들은 외풍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는 공공연한 비밀도 아니다. 이런 과정에서 청탁과 부정이 개입할 개연성이 크다. 최근 정상진 충북경찰청장이 회의석상에서 외부의 인사 청탁을 경계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직원들한테 잘하면 되지···’라는 표현으로 볼 때 경찰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인정받아 승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인사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신뢰는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일과 승진은 정비례해야 한다. 인사권자의 경고가 헛된 말이 되면 안 될 일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