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충북 청주 출신의 작곡가 박영희(78). 그는 청주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가 및 동대학원을 졸업, 1974년 독일학술교류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독일 프라이브루크 국립음악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고향을 떠난 지 60년이다. 지난 60년간 음악적으로 거대한 성취를 이뤄 고향 청주를 빛내고 세계를 빛낸, 한 거장의 형언한 눈빛을 고향 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 됐다. 특집 다큐멘터리 ‘영희, 박 파안’이 22일 오후 7시40분 KBS1TV(충북권역)를 통해 방송된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도시센터와 KBS가 연계, 제작한 이번 방송은 문화도시 청주가 진행하는 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활동 프로젝트 일환이다. 청주를 빛낸 출향 예술인으로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박영희의 삶과 음악 인생을 망라한 아카이빙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박영희는 독일 유학 후 크라우스 후버에게 작곡을 배우는 등 저명한 스승들에게 현대음악분석법, 음악이론, 피아노 등을 사사했다. 이후 현재까지 ‘박-파안 영희’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곡가로서 활발한 활동과 함께 박영희는 다양한 수상경력으로 세계에서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2020년에는 베를린 예술대상 전 부문을 통틀어 역사상 여성 최초이자 동양인 최초 수상자로 선정돼 그 의미가 매우 크고 각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곡가 박영희는 한국에서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오태석(실험연극)으로부터 배운 한국 전통음악과 예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커다란 음악적 기반이 되고 있다. 자신의 음악 세계에 한국의 음악과 문화적 특성을 접목해 한국인의 정신이 깃든 작품을 발표하고 세계 현대음악계에 새로운 사고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 창작활동으로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현대음악 자체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한 박영희는 독일 브레멘과 이탈리아에 거주하면서 현재도 독보적인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건강이 약해져 다소 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작곡에 임하는 그의 눈빛만큼은 다르지 않다는 게 취재에 동행한 이들의 전언이다.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음악적 성역을 구축한 거장의 음악적 정서는 한시도 고향을 잊지 않았다는 그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건강회복을 기원하며 언젠가 다시 고향 청주에서 그의 음악이 웅장하게 울려 퍼질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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