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학에 다니다가 재수하는 반수생이 무려 9만여 명이나 몰릴 정도로 수능의 킬러문항 배제가 학생들을 수능으로 몰았으나 결국 ‘불수능’이 돼 버리면서 어른들의 거짓말이 어린 학생들을 속이는 모양새가 됐다.

먼저 시험이 끝나자마자 학생들과 교사들은 이번 수능을 '불수능'이라고 평가했다. 수능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높아졌으며, 특히 수학 22번 문제를 두고는 '사실상 킬러문항'이라는 말이 나올정도이다. 문제는 이번 수능에 킬러문항을 없앴지만 국·영·수 모두 까다로워 사실상 킬러문항이 존재했다는 것이 학생들이 이야기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문제로 삼은 것은 사교육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킬러문항이 존속한다면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만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정작 시험을 치루고나니 '킬러문항을 배제했다고 하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많아 결국 킬러문항'이라며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한 문제가 결국 '킬러문항'이 됐으니 어린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고 무엇보다 대학을 다니다 반수한 학생들에게는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모양새가 됐다.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시행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 특히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수능이 교육정책 혼란뿐만 아니라 지난 12년(초등학교 6년, 중·고교 6년)의 교육을 단 한번의 수능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우리 학생들의 장래를 혼란스럽게 한 꼴이 됐다.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는 것은 교육이라는 것이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것이며 학문연구와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두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입시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제로섬’ 게임이다.

무엇보다 대입제도 개편의 순기능은 매우 제한적이다. 시작은 거창하지만, 과정은 혼란스럽고,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공정성을 중시하면 획일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게 되고, 다양한 전형 요소를 도입하면 불공정 논란에 휩싸이기 십상이다.

절대평가를 하면 성적 부풀리기가 우려되고, 상대평가는 학교를 전쟁터로 만드는 이중적 성향이 있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대입제도 개선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생과 학교,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지않고 대입제도 개선을 추진해야하는 것이 올바른 백년대계를 이뤄나가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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