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열릴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진행 중인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밤 늦게까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상회담은 13일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리아노보스티통신과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 정상의 회담 장소가 러시아 극동 지역이 될 것이라면서 "대표단 간 확대 회담과 정상 간 일대일 회담, 그리고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공식 만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 장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재래식 무기를 넘기고, 핵추진 잠수함·정찰위성 등의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보고 있다.

또 러시아 측은 북러 간 대표적 경제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철도 사업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힌 상태다. 이 사업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해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재개 논의가 진행 중인 사업이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한과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대북 제재 관련 상황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두 국가의 이익이지, 워싱턴의 경고가 아니다"라며 유엔 대북 제재 불이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지 4년5개월 만이다.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여 간 폐쇄했던 국경을 다시 연 이후 김 위원장의 첫 해외 행보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평양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향했으며, 12일 오전 6시께 북한 접경 지역인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해 환영을 받았다. 이어 현지시간으로 낮 12시15분께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다.

이 열차는 우수리스크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수리스크는 연해주 제3의 도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이곳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고향(옛소련 지명 보로실로프)으로 알려진 곳이다. 다만 북한은 김정일의 탄생지를 북한 량강도 삼지연시 백두산 밀영 정일봉이라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 중인 제8차 EEF에 1박2일 일정으로 참석 중이다. 이날 장궈칭 중국 부총리, 빠니 야토뚜 라오스 부주석과 회담했고, 본회의(전체회의)에서 연설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EEF) 일정이 밤 늦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EF는 10일~13일 열린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밤 늦게까지 EEF 일정을 소화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은 13일 개최가 유력해 보인다.

한편 러시아 측은 한국이 요청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를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상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비록 한국이 (대러) 제재에 동참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행 열차에 오르기 전 평양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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