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충북 옥천군 행정복지국장

전재수 옥천군 행정복지국장

[ 충청매일] 대청댐이 건설된지 40여년이 지났다.

가끔씩 주말이 되면 대청댐 상류 지역인 금강휴게소, 수북리 향수호수길, 안내면 장계국민관광지, 군북면 부소담악 등을 찾아 산책을 가곤한다. 대청댐이 건설된지 40여년이 지나면서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물 그리고 저녁노을에 물드는 대청댐을 보고 있노라면 천국이 따로 있는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청댐 건설이 옥천군에 준 선물만큼 커다란 아픔도 주었기에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청댐이 건설된 1980년 당시 옥천군은 댐 건설에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하며 전 군민들이 환호하고 열정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내륙에 호반의 도시를 건설해 관광객이 몰리고 그 결과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굳게 믿으며 전 군민이 댐 건설을 찬성하고 지지한 것이다.

군북, 안내, 안남 등 수몰 지역의 주민들은 고향 발전을 위하여 삶의 터전인 논과 밭, 집터 등을 내주었다. 그 결과, 옥천군 전체 면적의 2.4%인 398만평이 수몰되고 1114가구 6524명이 고향을 등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나의 삶보다 고향의 발전이 우선이라는 옥천 군민의 희생정신이 오늘의 대청댐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된 후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2중, 3중의 환경규제로 수몰지역 주변 주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고, 옥천군 또한 급격한 개발제한 구역에 묶여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규제 속에서 힘겹게 지역을 이끌어왔다.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ⅠⅡ권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수변구역 등 옥천군 면적의 83.8%가 대청댐 물길따라 각종 공적 규제로 묶이게 됐다.

이러한 규제는 대청댐 건설 당시 약속한 호반의 경제 성장 도시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대청댐 권역에 접해 있는 옥천, 보은, 대전 동구 등은 발전은 고사하고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지난 40여 년간 대청댐으로 인한 피해액은 8조9천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댐 건설 후 유람선이 운행되는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충주댐, 소양강댐 그리고 일본의 비와호 등에는 유람선이 운행 중에 있으며 수질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 수소, 가스 등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대청댐 옛뱃길 복원(청남대∼장계관광지)과 친수 환경을 활용한 발전방안을 10여 년간 제안했으나 규제 완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으나 최근 환경부 고시가 개정되면서 장계국민관광지에서 안남 독락정까지 도선운행이 가능하도록 지침이 개정돼는 등 대청댐으로 단절된 지역 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게 추진되고 있다.

또한, 하수도법에 의한 하수처리 구역은 수변구역에서 제외되는 환경부 고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2만여 평 정도는 규제지역에서 벗어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침체된 옥천군에 활력이 불어오는 훈풍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의 243개 지자체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청댐이 가져온 2중 3중의 규제는 이러한 경쟁 시대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해 각종 국도비 공모사업의 발목을 잡아왔다.

지난 40여 년 간 공적 규제로 잘 보전되어온 대청호를 친환경적으로 가꾸고 자원화한다면 대청댐이 금강의 보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청댐의 아픈 손가락을 치유하고 보듬을 사람은 우리 옥천군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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