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청순한 아가씨가 날이 시퍼렇게 선 회칼을 들고 생선을 자르는 일식조리사의 꿈을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일식집인 쥬라기 로바다야끼에서 조리부 주임으로 있는 일하고 있는 주은영(23·청주시 흥덕구 율량동)씨는 일식업계의 홍일점으로 남성손님들의 집중시선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청주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직접 생선회를 뜨는 여성일거라는게 일식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주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전인 지난 97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조금만 횟집에서 허드렛일을 시작하며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남성들 못지 않은 당당함과 솜씨로 1년만에 지금 일하고 있는 쥬라기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후 예사롭지 않은 주씨의 칼날과 미소가 요리에 맛을 더하며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주씨가 일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교대시간을 모르고 이곳을 찾은 일부 손님 가운데는 주씨가 썰어내는 회를 즐기고 싶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해 주씨의 근무시간은 고무줄에 비유되고 있다.

사회통념을 깨고 최초의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고통이 따르듯 주씨 역시 청주에서는 여성으로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서 부모님의 반대와 조리사가 되기 위한 힘든 과정을 접하고 한때 고통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일을 뒤로한 채 하루 10시간씩 오직 요리 배우기에만 열중하는 그의 노력이 결국 가족들의 마음을 돌려놓았고 쥬라기 식구들까지 가족 같은 마음으로 격려하고 있어 그에게는 든든한 후원자가 따로 필요 없게 됐다.

주씨는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먹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부모님, 선배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성 최고의 일식조리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광식 쥬라기 대표는 “여성의 섬세함이 요리에 곁들여져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선배들의 따가운 질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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