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진 충북도청소년근로보호센터 청소년 인턴

 

[충청매일] "13년 동안 가게를 운영했어요. 그동안 거쳐 간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죠. 40~50대 된 아르바이트생들이 가끔 가게에 찾아와서 함께 커피 마시며 안부를 물어요. 그럴 때마다 좋죠. 알바 그만둬도 계속해서 찾아와주고, 연락하고…."

작년 행복일터 사업주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간이다.

이야기를 해주던 사장님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설핏 빛나고 있었다.

단순한 근로자와 고용주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 만남, 그로 인해 이어지는 인간관계들이 소중하다며 웃는 사장님의 모습을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가족같이 일하며 서로 좋은 기억을 남겨줄 수 있는 고용관계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행복일터’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전국 청소년근로보호센터가 청소년 근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 중인 안전한 청소년 근로 사업장 발굴 사업이다.

흔히 ‘아르바이트생’, ‘근로 청소년’이라고 하면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게 현실이다.

여전히 학생은 공부가 본분이라고 하는 인식은 물론,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나 뉴스에는 긍정적 사례보다는 사건 사고가 더 많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지날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청소년은 늘어나고 있다.

2022년 기준 충북도 청소년 근로인권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67.1%가 나왔다. 전체 714명 인원 중 429명이 근로를 경험한 셈이다.

아르바이트 구직 플랫폼 ‘알바몬’이 최근 3년간 수능 응시자 주 연령대의 이력서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능 이전 대비 이력서 접수량 또한 70.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많은 청소년들이 일찍이 사회를 경험하고 자신의 경제생활을 위해 일자리에 뛰어들고 있다.

그 과정에 있어 부당하고 힘든 일을 겪기도 하지만, ‘행복일터’를 통해 발굴된 사업장처럼 고용주와 근로자가 모두 만족하며 오랫동안 고용관계를 이어가기도 한다.

특히 이번 ‘행복일터’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사업장을 추천하는 경우도 다분했는데, 선정 소식과 함께 인터뷰를 나눈 사업주들은 이런 좋은 사업이 있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도 근로기준법을 잘 지켜 사업장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도 2023년 ‘행복일터’ 신규 사업장을 추천받을 예정이다. 작년보다 더 다양하고 좋은 사연을 담은 사업장들이 발굴되길 바란다.

더불어 새롭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일자리를 알선, 추천받을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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