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충북도 정보통신과 주무관

김미경 주무관.

[충청매일 ] 지난 주말 아이들과 동네에 새로 생긴 마라탕집을 갔다. 그 가게는 주문을 따로 받지 않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는 집이었다.

아이들과 나는 키오스크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바로 뒤에 들어온 70대 일행분들이 키오스크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주문을 제대로 못 하고 계셔서, 아이와 함께 주문을 도와드렸다. 최근 최저임금이 오르고 코로나19 여파로 주변에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도 많아져서 영화관, 식당, 은행, 대중교통 매표, 병원,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키오스크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4대 정보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종합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로 봤을 때 평균 76.2%으로 나타났다.

이중 컴퓨터 이용 능력과 모바일 디지털기기 이용능력 항목으로 측정하는 디지털 역량 수준은 고령층이 54.5%로 일반 국민과 비교해 봤을 때 절반 정도 수준으로 격차가 크다.

충북도는 도민 누구나 디지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격차 해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집 근처 주민센터, 복지관 등 도내 50개소의 디지털 배움터에서 도민 누구나 무료로 전문 강사와 서포터즈에게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 사업’과 장애인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사업’, 관공서에서 나온 중고컴퓨터를 양품화하여 취약 계층에게 보급하는 ‘사랑의 그린 PC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충북은 전국 최초로 ‘에듀버스’를 운영해 차량에 키오스크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싣고 산간 지역이나 축제 현장을 찾아 체험 교육을 제공, 소외지역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6월부터는 배움터 11개소에 ‘디지털 체험존’을 설치해 인공지능 스피커, 메타버스, 챗GPT 등 최신 디지털 기술 체험도 경험할 수 있으니, 집 근처 배움터를 찾으시길 권한다.

가정의 달 5월이다. 이번 기회에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께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활용 방법을 직접 가르쳐 드리면 어떨까?

키오스크가 있는 매장에 부모님과 함께 방문해서, 음식을 주문해 보거나 영화관에서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매표를 체험해보고 영화도 함께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께 실생활에 유용한 스마트폰 앱을 설치해드리고, 사용법을 가르쳐 드리는 것도 좋겠다.

콜택시나 모바일 장보기 앱 또는 책을 읽어주는 도서 앱, 길찾기 앱도 어르신들 생활의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으면서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디지털 소외계층이라는 그림자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어르신들도 더 이상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에 움츠러들지 말고, 용기 내서 디지털 교육에 적극 동참하셨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들은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을 만나면, 천천히 기다려주는 여유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생활 속 디지털도우미’가 되면 어떨까. 그 누구도 디지털 혜택에 소외받지 않는 따뜻하고, 스마트한 충북도가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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