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부르짖었지만…"아직도 그대로"

충북도가 ‘희망 고문’에 지쳐가고 있다.

다음 달로 개항 26주년을 맞는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그만큼의 시간을 동분서주했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은 지난 1997년 4월 28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일원에서 공군 17전투비행단 내에서 개항했다.

◇현황

현재 민간과 공군이 폭 60m, 길이 2천700m 가량의 활주로 2개를 나눠쓰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여객터미널은 2만 9천929㎡로 연간 441만 명을 수용할 수 있고, 화물터미털 1개 동은 2천257㎡로 연간 약 3만 7천500t의 화물을 처리한다. 여객과 화물 처리를 위한 항공기 계류장은 13대가 들어갈 수 있고, 4천860여 대의 자동차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여행객들을 위한 면세점은 1개소로 200㎡이다. 코로나19 이전 기준 연간 이용객 연도는 2019년으로 300만 9천51명이었다. 코로나19기 끝난 지난해에는 317만 4천649명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는 1월에만 25만 8천919명이다. 지난해 월평균 이용객 26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왜 공을 들였나?

충북도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도 단위 지자체다. 사통팔달의 지상 교통망도 갖췄다. 충북을 지나는 고속도로 만해도 경부·중부·중앙·중부내륙·평택~제천·보은~영덕고속도로 등이 있고, 앞으로 영동~진천·제천~영월 등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러한 교통량을 바탕으로 고속도로 주변에는 산업단지가 조성돼 수도권 다음으로 우수한 접근성을 갖췄다. 수도권 기업은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짧은 출퇴근 거리, 인력 수급 용이성, 우수한 투자 환경 등을 발판 삼아 도내 산업단지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들 기업은 청주시의 옛 청원군 지역인 오송읍과 오창읍, 진천군, 음성군에서 충북 지역총생산의 약 75%를 생산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들 기업의 항공화물과 충청권 540만 명, 경기남부·전북 북부·경북 북부 등의 항공 수요를 청주국제공항이 처리하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시를 포함해 중부권 관문 공항 역할을 맡고, 지역 관광산업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변죽만 올린 정부

하지만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아시아허브공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전국의 수출 물동량을 이곳에 집중시켰다. 전국의 수출 화물이 인천공항으로 집중되면서 청주공항은 현재 화물기 뜨지 않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전국의 8개 국제공항(인천 김포 제주 무안 양양 김해 대구 청주) 가운데 인천을 제외한 모든 국제공항이 고민하는 문제다.

청주공항 인근에 MRO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다. 중형 항공기가 뜰 수 없고, 공군과 나눠쓰는 활주로 슬롯을 확보할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명박 정권(2008년~2013년) 때에는 청주국제공항 운영권 매각 계약이 체결(2012년 2월 1일)됐다가 계약이 해지(2013년 1월 16일)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충북은 ‘희망 고문’으로 세월을 보냈다.

◇현안은?

현재 가장 시급한 청주국제공항의 현안은 시설과 이용객 확보다.

충북도는 현재 2천700여m인 활주로 길이를 500m 더 늘려 3천200m 이상이 돼야 하고, 폭도 60m에서 65m 이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지난 2016년 2월 4일 F급 항공기 교체 공항으로 지정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재 청주공항의 활주로 2개 가운데 1개는 공군이 다른 한 개는 공군과 민간이 나눠 사용하고 있다. 충북도가 희망하는 청주국제공항을 활용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시설 확충이 절실한 이유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청주국제공항 이용객 25만 8천919명 가운데 국제선은 7천602명이었다. 대부분이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한 ‘아웃바운드’ 집계로 추정된다.

◇위험과 가능성

최근 북한의 미사일이 고도화하고, 보유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공항의 기능을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주공항에는 기회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현재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생각은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1개의 활주로가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노력은 하되 임기 내에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고 꾸준히 노력해 4~5년 내 이를 실현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국제공항이 개항 26년을 맞아 새로운 비상을 할지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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