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보혁갈등의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당내 중진들의 `세(勢)확보’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개헌 논의와 국가보안법 처리 여부를 놓고 표면화되기 시작한 당내 갈등속에서 보수파는 보수파대로, 개혁파는 개혁파대로 중진들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있는 것이다.

특히 당내 주류에 속하는 보수파의 경우 최병렬, 하순봉, 양정규 부총재간에 `2인자 다툼’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익보수를 자처하는 김용갑 의원이 발의하고 최병렬 부총재가 주도한지난 10일 `보수파 중진모임’이 무산된 것은 개혁파들의 반발도 요인이지만 하순봉양정규 부총재의 `잘못된 보고’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최 의원측은 판단하고 있다.

두 사람이 이 총재에게 “당내 분란을 야기하는 모임”이라는 취지로 보고함으로써 이 총재가 모임을 만류하게 됐다는 것.

`중진모임 추진파’들은 최근 사석에서 하 부총재 등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반(反) 최병렬’ 보수파들은 “10일 중진모임이 이 총재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최 의원 개인을 위한 모임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T.K(대구.경북) 지역의 `맹주’를 둘러싼 강재섭, 박근혜 부총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심도 이런 분위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박 부총재가 13일 낮 상도동으로 김영삼 전대통령을 찾아가고, 강 부총재가 오는 19일께 대구에서 전두환 전대통령과 회동할 계획인 것도 이같은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들이다.

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신뢰도 면에서, 박 부총재는 선친인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에 힘입은 국민 지지도 면에서 각각 비교우위에 있어향후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부영 부총재와 김덕룡, 손학규 의원 등 개혁파 중진들도 최근 개헌 및 정계개편, 국가보안법 개정, 이 총재의 당운영 방식 등을 놓고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측은 나머지 두사람이 개헌문제와 관련해 “당당하던 기세가 이 총재의압력때문에 많이 꺾였다”며 서운한 감정을 표출, 이들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얘기도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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