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한국경제 전망 (상)

2006년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아침의 출발은 늘 새롭고 희망이 가득하다. 

그동안 저 성장을 계속해온 한국경제는 각 경제연구기관이 내놓은 올 실물경제지표는 희망적이다. 재래시장 상인을 비롯해 직장인, 중소기업, 대기업 직원 등도 올해만큼은 장기불황의 털어 내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일들이 많기를 소망했다.

충청매일는 올해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유근창 LG화학 부사장, 이광재 충북중소기업청장, 조택희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민성기 전국시장상인연합회 부회장로부터 한국경제 및 충북경제진단 등 새해 ‘경제담론’을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최근 각 경제연구소들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6년 경제를 밝게 보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제는 몇 가지의 장애 요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내놓고 있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에서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상반기 5.5%, 하반기 4.6%로 연간 5.0%를 예상했다. 5% 성장의 근거는 그 동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가 견실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도 구랍 22일 발표한 ‘2006년 국내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7%로 상향조정했다. 산업은행이 21개 업종 1천21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2006년 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 올해 제조업 기업개황지수(BSI)는 121로, 지난해 예상치 86과 실적치인 88보다 훨씬 높았다. 기업개황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유가상승 등 고비용 요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국가신용도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는 아시아와 북미 국가들의 주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미국의 건실한 성장과 중국 등 신흥개도국들의 고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3%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올해도 비슷한 성장을 전망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위크(BW)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를 인용, 고유가와 소비자 경기 침체로 올해 세계 산업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2006년 업종별 경기 전망’을 발표했다. 그 이유는 고유가, 글로벌 금리인상, 노동비용 증가,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될 것을 꼽았다.

▶업황전망
세계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중국의 과잉설비·공급확대와 수요둔화로 석유화학 분야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낮아질 것이다. 또 중국산 저가품의 공세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내수증가율이 3% 미만에 그쳐 두드러진 업황 호조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소폭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건축자재 부문에 직결되는 건설업부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는 주택건설 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44만 가구에 그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줄어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경기 및 전국 광역시 소재 220개 주요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8·31 부동산 대책에 따른 건설업계 대응실태’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7.5%가 대책 발표 이후 “주택공급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중 건설공사 계약액이 전년동월에 비해 37.8% 감소해 건설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의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과는 달리 건설경기는 오히려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다”며 “OECD가 내년경기전망에서 우리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동산대책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을 지적한 사실을 주목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부동산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강경해 건설업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민용 임대주택 건설공사 등을 통한 민간투자 유인의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따라 주택건설 수요가 크게 침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부품소재 부문 중 IT(Information Technoligy)산업은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 지속으로 IT수요가 확대되어 글로벌 IT경기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전 세계 소비회복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IT 주력산업의 경기 사이클이 선 순환을 이루고 있다.

세계 경기를 선도하는 미국의 경우 고용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유럽은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며, 중국, 인도 등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도 올해 수출증가로 경상수지에 여유가 생겨 소비에 활력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OECD경기선행지수가 올 하반기 이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글로벌 IT경기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경기가 내년 상반기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하반기에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IT업종의 턴 어라운드 스토리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IT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경기지수의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고, 국내 IT 수출증가율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내년 IT업체들의 실적은 강력한 수요증가를 바탕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공급측면에 대한 전망

올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고유가를 들 수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공급여력 약화와 정제능력의 한계 등 빠듯한 에너지 수급상황에서 정정 불안, 자연재해 등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강한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입어 석유 수요가 올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가도 배럴당 5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여력 부족과 세계경기 호조로 내년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55달러에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절상의 영향으로 평균 99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05년 하반기 강제를 보였던 달러화는 올 상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마감되고, 재정수지와 무역수지 적자가 다시 부각되면서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상 속도 완화를 시사한 데 이어 현재 2% 기준 금리를 유지하는 유로와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일본이 내년 중에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금리 격차 축소에 따른 달러화 약세 반전이 불가피하다. 시장금리는 국내경기 회복과 국제적인 금리 상승추세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도 그 동안의 저금리정책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세계경제 불확실성 극복

끝으로 올해 국내경제와 세계경제는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건실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경제가 착실한 성장을 보이는 동안 국내 경제는 과거의 활력을 잃고 오랜 경기침체를 겪었으나,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수 회복이 상승세를 타면서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한국 경제에서 향후 10년을 경제 재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의 창’이라고 정의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내적으로도 경제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해온 유휴자본이 공급측면의 성장동력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대·내외의 기회를 잘 활용해 한국 특유의 성장루트를 개척하면 ‘한국경제 르네상스’ 원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구조전환기의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 및 기업과 가계가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다시 한번 재도약을 이룰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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