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추모전 페이지 개설…고인의 작품·발언 등 소개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지난 25일 지병으로 별세한 조세희 소설가에 대한 추모 열기가 서점가로 이어지고 있다.

교보문고와 인터넷서점 예스24·알라딘 등은 지난 2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조세희 추모전 페이지를 일제히 열었다. 고인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의 대표작인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과 소설 ‘모독(Insult)’, 조세희 작가가 엮은 최민식 사진집 ‘열화당 사진문고’ 등을 소개했다.

교보문고는 고인에 대해 “기층 민중들의 애환을 매우 정밀하게 그렸으며, 1970년대 산업사회의 병리를 가장 예민하고 감동적으로 포착한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고 밝혔다.

예스24는 그를 “소외된 도시 하층민의 삶을 다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시대의 그림자를 밝혀온 작가”라고 평한 뒤 고인 대표작의 중요 문장을 소개했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영호, 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

알라딘은 고인의 생전 발언을 소개했다.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 제삼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경험한 그대로, 우리 땅에서라도 혁명은 구체제의 작은 후퇴, 그리고 조그마한 개선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우리는 그것의 목격자이다.”(조세희 작가의 말 중에서)

알라딘은 독자들이 추모 글을 남길 수 있는 페이지를 마련했다. 이 게시판에는 “어린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인데 작가님이 타계하셨다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조세희 작가님께서 우리 마음에 던진 작은 공이 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큰 울림이 됐습니다”, “남을 위해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유명한 조세희 소설가는 지난 25일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조 작가는 지난 4월 코로나19에 걸리며 의식을 잃었고 최근 지병이 악화되면서 끝내 세상을 떠났다.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돼 등단했으나 10년간 일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1975년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고인은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단편 12편을 묶어 1978년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출간했다.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도시 빈민의 삶과 계급 갈등을 다룬 이 작품은 조 작가의 대표작이다. 2000년대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는 등 대중에게 친근한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7월까지 320쇄를 돌파했으며, 누적 발행 부수는 약 148만 부에 이른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 오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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