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시민단체, 굴착기 동원 시위 펼쳐
“일본산 카피 건물…문화재적 가치 없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주시청 옥탑, 1층 로비 천장, 외부 난간, 일본 가가와현 청사, 욱일기, 후지산 기념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주시청 옥탑, 1층 로비 천장, 외부 난간, 일본 가가와현 청사, 욱일기, 후지산 기념품.

[충청매일 이대익 기자]

충북의 한 시민단체가 청주시청 본관 건물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는 25일 시청 앞 집회를 통해 “1965년 일본산 카피 건물이 보존 가치를 지닌다면 그해 이전에 지은 모든 건물을 근현대적 건물로 보존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건축물의 문화재적 가치가 전혀 없는 청주시청 본관을 철거하고 현대화된 새로운 시청사를 건립하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본관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있다면 (철거 후 재설계에 따른) 공사비 감액분 400억원을 청주시에 내놓고 보존 조치하라”며 “본관 철거를 반대하는 청주시의원에 대해선 다음 지방선거에서 낙선운동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산 카피 건물을 빠른 시일 안에 없애고, 시민혈세 누수를 막는 것이 청주시장의 과제”라며 “이범석 시장은 100년 미래를 내다보고 초현대식 청사를 건립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청주시청 본관 철거를 의미하는 차원에서 굴착기를 동원한 뒤 일본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3가의 시청 본관동은 1965년 연면적 2001.9㎡ 규모의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뒤 1983년 4층으로 637.2㎡ 증축됐다.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건설위원으로 참여한 강명구 건축사가 설계했다.

민선 7기 청주시는 2018년 시청사건립특별위원회를 통해 본관 존치를 결정했으나 민선 8기 청주시가 일본 건축양식 모방, 문화재청 직권등록 언급에 따른 불공정 합의 도출, 증축 및 구조 변경, 정밀안전진단 D등급 등을 이유로 철거 후 부분 보존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는 본관 존치를 전제로 한 곡선 구조의 설계안을 폐기하고, 10~15층 박스 형태의 설계를 재공모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내셔널트러스트에 시청 본관을 근대문화유산 지정 대상으로 응모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 같은 결정에 반발, 진보 성향 시민단체와 연대해 철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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