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허가없이 장비 공급 허용…“생산시설 업그레이드 일정 반영 취지로 보여”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최근 미국 기업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1년간 반도체 장비 수출을 포괄적으로 허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향후 1년간 허가 심사 없이 장비를 공급받아 중국 내 생산활동을 문제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같은 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기업에 첨단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내 설비에서 가공하는 18㎚(나노미터)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16㎚ 이하 로직칩 가공 관련 기술에는 허가제가 적용된다. 특히 가공 설비가 중국 기업 소유인 경우에는 거부 추정(presumption of denial) 원칙이 적용된다. 사실상 관련 미국 기술의 수출이 전면 통제되는 셈이다.
다만 관련 가공 설비가 다국적 기업 소유인 경우에는 매 건별로 개별 심사를 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경우 이 요건대로 개별 심사 대상이 된다.
이번 1년 유예 조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다롄에도 자회사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의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중국 내 공장 설비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소식통은 “주어진 1년 동안 업그레이드를 끝내라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 반도체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속적인 장비 공급이 필요한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는 최근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중국 소재 고객사들에게 일부 장비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통보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SK하이닉스 측은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간 미국의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기로 미국 상무부와 협의가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반도체 제품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과 원만하게 협의가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함께 미국 상무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제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