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욱 개인전 ‘유원지’ 내달 30일까지

장동욱 作 ‘땅 위에 떠 있는 것’, 2021, oil on canvas, 40.5x53㎝.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 청주시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는 유망한 신진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2022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의 두 번째 전시로 장동욱 작가의 개인전 ‘유원지’를 다음달 30일까지 개최한다.

장동욱 작가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에 대한 회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이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과자 비닐, 통조림, 술병, 성냥갑 등의 소재에 사적인 기억을 재구성해 저마다 다른 기억과 감정을 불러오는 작업을 해왔다.

2017년 이후 작가는 옛 공간에 대한 기억의 잔상과 달라져버린 현재의 풍경을 중첩해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렸다.

그의 작업은 단편적인 기억이 감긴 일상 사물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풍경으로 확장되었다.

장동욱 作 ‘생존확인’, 2021, oil on canvas, 72.7x116.8㎝.
장동욱 作 ‘생존확인’, 2021, oil on canvas, 72.7x116.8㎝.

 

이번 전시 ‘유원지’ 작업은 이러한 풍경 작업의 연장선 위에 있다. 이 작업은 작가가 고향 대천의 유원지 풍경을 담은 것으로, 타지에서 살며 작업하다 오랜만에 고향 대천을 방문했을 때 이전과 달라진 유원지 풍경을 마주하며 시작되었다.

작가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옛 공간이 쇠락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거나 도시 재개발이 진행되는 광경을 마주한다. 이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스러져가는 도시의 풍경, 지난 기억과 맞닿는 풍경을 회화로 기록하고 있다.

장 작가는 그동안 레지던시에 입주하면서 거주했던 인천, 대전 등 낯선 도시의 주변부를 다니며 많은 이들의 과거 기억이 켜켜이 쌓여 있지만 지금은 달라져버린 장소들을 찾아 재구성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잇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장동욱 작가는 “누군가가 나고 간 자리에 풍기는 냄새에는 이미지만으로 담아낼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소들을 다시 찾아 구조물에 묻어난 기억의 두께, 실제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색감, 그 공간의 온도 등 감각적 기억의 주름을 재현하며 사라져가는 기억의 풍경 그리고 추억의 공간을 지탱하고 있는 흔적들을 캔버스에 담고 싶다”며 “오랜 시간 축적된 기억들은 그 기억을 품고 있는 대상을 천천히 바라보거나 우연히 시선이 가닿는 순간 시간성이 발동한다. 사람의 기억이 발생하는 지점과 장소들을 채집해 유원지의 흐릿한 기억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유원지’를 포함한 작업들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존재해 있지만 어떤 시점 이후 달라져 기억의 잔상을 남기면서도 낯선 느낌을 불러오는 장소들을 담았다. 작가는 ‘유원지’라는 낱말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거나 놀기 위하여 여러 가지 설비를 갖춘 곳(遊園地)’이 아닌 ‘근원이 있는 곳 (有原地)’으로 다시 명명한다.

이용미 관장은 “장 작가의 작품은 많은 이들의 기억이 축적된 곳이지만 이제는 유실돼버린 과거의 풍경이자, 그 기억이 있기에 회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대상을 관조하고 추억의 공간을 상기할 수 있는 전시”라며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은 공모를 통해 유망한 신진작가를 선발해 개인전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의 다양한 창작과 실험, 소통을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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