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종종 운칠기삼(運七技三)으로 표현이라고 한다.

임인년 토정비결을 보니 ‘고기와 용이 물을 얻으니 먹고 입을 것이 풍족할 것이며, 순풍에 돛을 올리니 즐거운 노래가 절로 나올 괘가 찾아왔습니다. 험한 길을 순조롭게 가니 이는 신령의 도움이 함께한 까닭입니다.’ 그러면서 때로 망신 수도 있고, 한바탕 시비와 구설을 경계하라고 한다. 그 운도 좋은 것이 칠 할이면 나쁜 것도 삼 할은 되는 듯하다.

이 운칠기삼이란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고스톱이나 포커와 같은 게임이나 주말 내기 골퍼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 농사일이나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일도 운칠기삼으로 매년 풍년이나 풍어가 되지 않는 것을 빗대어서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운칠기삼은 어떠한 일을 하면서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삼 할이고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칠 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의 사고방식에서 운칠기삼에 의하여 운을 강조하면 도박적 사고를 강조하고 기(技)에 의하여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을 합리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도박적 사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로또를 사듯이 결정을 하고 결과를 얻기 위해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반대로 합리적 사고는 결정을 하고 자기의 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하는 사고이다.

그러나 행운이라는 것도 준비된 사람이 활용할 수 있고, 불운이라는 것도 준비된 사람에게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20세기 경영에서는 단순한 합리적 사고를 넘어서 이 운에 해당하는 것을 통제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전략적 경영 및 전략적 사고는 환경이 주는 기회를 자기나 자기 조직의 강점을 활용하여 극대화하는 관리 기법이고 사고방식이다.

전략적 사고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여 합리적으로 대비함으로써 종래 우리가 운이라고 하던 것을 관리하고자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전략적 관리와 사고에서는 환경이 주는 기회와 위협을 가능한 장기적 시관에 의하여 파악하고자 한다.

이의 가장 대표적 기업이 네덜란드 기업 쉘로 그들은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하여 1970년대 오일 쇼크를 예측하여 미리 대비한 결과 당시 석유업계 5위권의 기업을 2위로 상승시켰다. 다른 기업들이 운이 나빠서 또는 기회를 포착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대비하여 불운이 될 것을 행운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를 종종 무시하는 데 대표적으로 시나리오 기법에 의하여 구 소련의 붕괴나 911 사건을 예측하였으나 위정자들은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코로나 19와 같이 불확실성과 변화가 심한 환경일수록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운명처럼 받아들이기 쉽다. 그럴수록 기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운으로 생각했던 것에 대하여 준비하는 노력을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나 사회가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