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사회가 개인화, 개별화, 개성화되면서 혼자 하는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의하여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전 인구에 40%를 돌파하였다고 한다. 그에 따라서 혼자 먹는 혼밥과 혼술 문화도 일반화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하루 세끼를, 그리고 1인 가구의 약 절반이 혼자서 밥을 먹는다고 한다. 우리의 전통적 사고에서는 ‘혼밥 = 친구 없음 = 사회성 결여 = 문제성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여 혼밥, 혼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많은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혼밥 문화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비만,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을 증대시키고 우울증과 같은 현대병을 가져온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혼자 식사를 하는 노인의 삶의 질이 동반식사를 하는 사람과 비교하여 낮다고 한다.

한편 혼자 하는 문화는 사회생활에 요구되는 관계성 능력을 떨어뜨린다. 최근 신입 사원을 중심으로 이직률이 점차로 높아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신입사원의 경우 10명 중 7명이 1년 이내에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취업난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신입사원이 이직하는 이유로 연봉과 적성을 가장 많이 들고 있지만, 상사에 대한 불만과 불화를 그다음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은 사람을 선발할 때 전문적인 능력만큼 함께하는 협력적 사고 역량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진다. 현대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의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사고 역량 이외에 타인과 같이하는 협력적 사고,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고를 더욱 많이 요구한다. 여기에서 혼자 족의 문화와 사회와 조직이 요구하는 관계성 문화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여 신입사원의 이직을 확대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형성되는 사회에서 관계성이 떨어지게 되면 개인의 문제 해결 역량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네트워크 사회로 불리는 현대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관계성을 회복하고 관계성을 강화하는 것은 건전한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 되고 있다. 또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하는 협력적 사고는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공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교육에서도 모둠 활동, 팀 프로젝트와 같이 관계성 역량을 기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활동이 혼자 하는 문화의 변화를 극복할 정도로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건전한 시민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혼밥 혼술이 추구하는 개성과 함께 관계성을 회복하는 사회문화가 함께 육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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