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기어이 5천명을 넘겼다. 우중증 환자 수도 700명대를 넘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어느 정도의 확진자 증가는 예상했지만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게다가 델타형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또 다른 고비를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일상회복 추진을 중단하고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1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5천123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5천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직전 10월 말의 일주일 하루 평균 1천900명이었던 신규 확진자 수는 11월 17일 3천187명, 24일 4천115명에 이어 일주일 만에 5천명대를 찍는 등 연일 최다치를 기록 중이다.

위중증 환자도 723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가 700명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고령층 역시 가장 많은 1천807명이다. 전체 확진자의 35.3% 규모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급증하는 위중증 환자로 의료대응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험도 긴급평가 기준 중의 하나인 ‘전국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8.8%다. 특히 수도권 병상 가동률은 89.2%, 서울은 90.7%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가용 병상이 없다는 것은 의료체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11월 한 달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800명으로 지난 1월 508명을 넘는 역대 최다 규모다. 직전 10월 361명의 2배가 넘는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42.3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도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사람은 842명이나 된다. 정부는 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진자의 중증도에 따라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는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1일 0시 현재 재택치료 대상자는 총 1만174명에 이른다. 앞으로 재택치료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재택치료를 위한 의료인력 확보와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감염 확산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지금의 느슨한 방역대책으로는 연말 신규 확진자가 1만명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앞으로 어떤 사태가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정부는 3차 접종 속도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위드 코로나를 잠시 멈추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에 대한 피해 지원은 더욱 두텁게 하고 양해를 구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들도 사적모임을 자제하는 등 개인 방역에 더욱 협조해야 한다. 연말연시 방역의 고삐를 바짝 조이지 않으면 일상회복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질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