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장학회, 부여고에 34년간 장학금 전달 ‘훈훈’
[충청매일 전재국 기자]
충남 부여고등학교(교장 황석연)는 (사)밀알장학회(회장 민순덕)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2명에게 20만원씩 총 4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사진)했다고 7일 전했다.
밀알장학금은 1987년부터 장학회 회원들이 파지 및 폐품 등을 수집,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매년 분기별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급된 장학금만 1억4천만원에 달한다.
밀알장학회 회원들은 한때 한해 700만 원의 장학금을 조성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회원 대부분 70세를 넘긴 고령층이 많아 장학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회원들은 오히려 좀 더 많은 양의 폐품을 모으지 못해 충분한 장학금을 조성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89세가 된 민순덕 회장은 “나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니 우리 회원들이 이제 힘이 들어 장학회를 그만 접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매년 명절 때 잊지 않고 우리를 찾아올 때마다 우리 장학회가 촛불처럼 작지만, 세상을 밝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명감에 다시 힘을 내 골목길 하나라도 더 돌면서 폐지를 줍고 있다”고 말했였다.
또한 “소원이 있다면 한 걸음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폐품을 수집하고 싶다”며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이번 장학금을 받은 강모 학생은 “처음 회장님을 뵈었을 때, 연로하시고 교통사고로 제대로 서지도 못하시는 모습을 뵙고 놀랐으나, 장학금을 전달하실 때의 눈빛을 보고 누구보다 힘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으며 당당한 기개도 느껴졌다.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이 주는 힘이 아닌가 싶었다. 나도 지금은 비록 회장님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나중에 회장님처럼 나의 재능으로 장학금을 조성해 이분들에게 받은 나눔의 정신과 높은 취지를 이어가고 싶다”라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