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대북 경계태세에 또 한 번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달 중순 경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월남하는 동안 우리군 경계태세가 또다시 무너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병이 확보된 북한 남성의 월남 경위와 군의 대응 조치 등에 대한 검열단의 현장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당시 경계용 감시카메라(CCT V)에 10차례 포착됐는데도 군은 8번이나 북한 남성을 놓친 것으로 드러나며 대북 경계·감시망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북한 주민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민간인통제선 소초까지 이동해 식별될 때까지 3시간 넘게 군 당국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소초에서 포착된 지 31분 만에야 상황을 전파해 유사시 즉시보고 체계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북한 주민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군사분계선과 GOP 이남까지 넘어 왔으나 우리 군이 14시간 동안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 충격이 크다.

당시 북한 주민은 고성지역 군사분계선 이남의 남측 철책을 넘어서 월남했으며 우리군 열상감시장비에 실시간 포착됐다.

그러나 당시 철조망에 설치된 센서가 먹통이어서 북한 주민은 철책을 넘은지 14시간동안 남쪽 지역을 버젓이 돌아다니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번 월남 사건에서는 센서가 먹통이어서 경계태세가 뚤렸으며 이번 사건에서는 경고음 오작동으로 오인했다는 설명은 도통 이해하기 힘들다.

이처럼 군은 비무장지대 경계선을 따라 3중의 철책을 세워두고 적의 기습·침투를 막기 위해 24시간 경계를 하고 있지만 수차례의 사건을 통해 북한 주민이 버젓이 남쪽지역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20대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것도 불과 몇 달전이고, 2012년과 2015년에도 매끄럽지 못한 귀순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었다.

군의 철통같은 경계 태세는 안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군은 작전에는 실패할 수는 있어도 경계에 실패하면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있다.

하지만 경계 태세에 누수가 자꾸 발생하는 데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이번 정부 들어 남북간의 긴장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면서 군의 기강도 해이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듯하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계태세 점검을 포함해 군 전체에 대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되풀이되고 있는 최전방 경계 실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면밀한 향후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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