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도구 주제 8일부터 40일간 열려…40개국 1000여명 참여
D-200 1차 본전시 라인업 공개·공예백신 백일 프로젝트 진행

왼쪽부터 이의식 출품작 ‘모란당초문칠화함’, 김종필 출품작, 현광훈 출품작.
왼쪽부터 이의식 출품작 ‘모란당초문칠화함’, 김종필 출품작, 현광훈 출품작.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포스트 코로나시대 진정한 공생의 도구는 무엇일지, 공예의 새로운 정의를 제시할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20일 꼭 2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청주를 대표하는 국제 전시행사이자 공예 분야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행사인 청주공예비엔날레, 그 열두 번째 여정은 오는 9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40일간으로 문화제조창과 청주시 일원을 넘어 온라인 세상까지 공예의 숨결로 물들일 예정이다.

40여개 국가, 1천여명의 작가와 함께하게 될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공생의 도구’로, 도구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를 비판하며 인간성 회복을 위해서는 도구에 성장의 한계를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 이반 일리치(Ivan Illich)의 저서 ‘공생을 위한 도구 Tools for Conviviality, 1973)’에서 차용했다. 

청주시와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한범덕, 이하 조직위)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악재와 싸우고 있는 인류에게 ‘공생의 도구’인 공예가 치유와 희망,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비엔날레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로 국내외 작가들과 관람객들의 방문이 제한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고정적인 장소에서 대규모로 개최하는 전통적인 전시운영방식을 탈피해 온·오프라인 병행 비엔날레로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계획이다.

●본전시 - 한층 깊어진 큐레이션을 만나다

비엔날레의 주제를 시각화한다는 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본전시는 한층 깊어진 큐레이션을 예고했다.

청주 전역을 전시장으로 확장했던 지난 행사와 달리 문화제조창을 중심축으로 세계 25개국 100여명 작가의 200여 점 작품 4개 섹션으로 구성해 선보일 예정으로 단순 전시를 넘어 공예의 기능과 역할, 전환까지 제시해 국내외 공예계의 벤치마킹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탄탄한 전문성을 입증할 각오다.

첫 번째 섹션인 ‘노동_사물의 고고학’에서는 재료와 기술에 대한 오랜 경험과 탐구를 통해 일정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숙련된 솜씨와 기량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섹션인 ‘생명_일상의 미학’에서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도구에서 출발한 공예의 ‘보편적인 도구’로서의 기능에 초점을 두고 의식주를 기반한 공예품의 물리적 기능과 역할, 생활 문화적인 맥락을 소개한다.

세 번째 섹션인 ‘언어_감성의 분할’에서는 공예라는 매체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태도와 사회적 이슈를 표현하는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 또 하나의 언어가 되어 관람객과 소통한다.

마지막 네 번째 섹션 ‘아카이브-도구의 재배치’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된 도구-생활-사회변화를 통해 공예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회고전으로 구성된다.

임미선 예술감독은 D-200을 맞아 1차 본전시 작가 라인업도 공개했다. 공개된 이들은 국내외 공예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작가 15인으로, 이들이 보여줄 ‘공생의 도구’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작가로는 전 세계에 불과 40여 명만이 존재하는 손목 위의 우주 - 태엽시계 제작자 현광훈 금속공예가, 1세대 안경 디자이너 김종필 작가, 옻칠장 보유자 이의식 장인 등 현대와 전통을 아우르는 작가군이 포진했다.

1차로 공개된 15인의 본전시 라인업은 청주공예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프로젝트 ‘크래프트 캠프·충북공예워크숍’신설 - 지역 공예의 영역을 확장하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공예 도시 청주의 위상을 공고히 할 2개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지역과 외국의 공예가가 함께 작업 과정을 공유하고 작품을 창작하는 ‘크래프트 캠프’로, 오는 4월 충북 지역 또는 연고가 있는 작가를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며 비엔날레 개막 전까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두 번째 프로젝트 ‘충북공예워크숍’은 충북의 전통공예작가를 세계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공방의 형태로 전시를 구성해 작품의 제작 과정부터 완성까지 공유하며 전통공예에 대한 거리감을 좁힌다.

●마우스 클릭만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K-공예비엔날레

지난 2019년 비엔날레에서 이미 글로벌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 컬쳐와 온라인 전시를 성사시킨 청주시와 조직위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K-공예’ 붐을 일으킬 것을 예고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비엔날레 역시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가 불가피해진 상황 속에서, 청주시와 조직위는 지난 11번의 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쌓아온 20여 년의 견고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작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명실상부한 ‘K-공예’의 성지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각오다. 

●D-200 기념, 공예백신 백일 프로젝트 

조직위는 20일 D-200을 맞아 비엔날레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높이고 주제 ‘공생의 도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지역 공예자원과 사회적 기업 등이 함께하는 ‘공예백신 백일(100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가치 있는 도구 사용법]을 생각해보기 위한 100일 프로젝트의 시작을 여는 건 ‘도구 없이 하루 살아보기’다. 핸드폰, 노트북, 자가용 등 자신의 일상에서 필수라고 생각했던 도구 1가지가 없는 하루를 살아보고 그 후기를 3월 1일까지 지정 해시태그(#청주공예비엔날레, #도구가없는세상)와 함께 개인 인스타에 올리면 코로나19로 지친 감성의 백신이 되어줄 DIY 공예 키트와 코로나 위생용품이 담긴 ‘공예 구급상자’가 총 200명에게 배송된다. ‘도구 없이 하루 살아보기’프로젝트는 는 4월 중 한 차례 더 진행된다.

조직위는 모든 계획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전시팀, 국제사업팀, 홍보마케팅팀, 행사운영팀 등으로 사무국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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