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정치인이 되겠다면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만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일찍 정치판에 입문해 밑바닥부터 선배정치인의 뒤를 봐주라는 의미가 아니다. 타인의 모범이 되도록 매사에 바르게 허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된 사람만 정치에 입문해야 한다.

정치인은 학력위조가 없어야 하며 무리한 재산증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청렴한 경제관념을 가져야 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양성평등의식과 성에대한 도덕적 관념이 분명해야 한다. 이밖에도 자녀 등 가족들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이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공천을 받아 선거에 뛰어들어서는 더더욱 자기검증이 필요하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조차 고쳐 쓰지 말아야 할 만큼 자기관리가 중요한 분야가 정치인이다.

지난 4월 15일 21대 총선 때 부정선거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의원이 구속됐다. 정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중 체포동의안 가결과 구속 1호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쓸쓸히 퇴장할지, 오명을 털어내고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청주시의원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정 취득한 자원봉사센터 회원 정보를 선거에 이용한 혐의도 있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21대 국회에서 사법당국 수사로 구속된 것은 정 의원이 처음이다.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 중 수사 단계에서 현역 신분으로 구속도 그가 유일하다. 정 의원뿐 아니라 도내 국회의원 가운데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인 무소속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공사 수주와 골프장 고가 매입 의혹으로 경찰 등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9월 중순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박의원의 각종 특혜의혹을 보면 정치에 입문한 이유가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가족회사가 엄청난 사업이익을 창출했다.

개인의 부와 영달은 뒤로 미루고 지역주민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망각한 정치인의 실태라고 할 수 있다. 수사가 마무리 돼야 죄의 진위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을 사안이다.

이들 정치인을 바라보는 충북도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역과 국가를 위해 뛰어야 할 국회의원이 불법 선거운동, 공사 수주 의혹 등으로 구속되거나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선거 승리와 사익 등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임기 전 낙마할 경우 국민의 혈세는 물론 소속정당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구 전체주민의 큰 손실이다. 적어도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바르게 살아야할지 생각하고 또 스스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예비정치인들은 정정순의원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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